카트만두의 축구경기 관람
여기서 내 생활을 돕고 있는 가사도우미의 바로 아래 남동생이 네팔에서 손꼽히는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경찰청축구단 소속이며, 물론 국가대표다. 지난 달에 인도에서 열린 네루컵 국제경기대회에 출전해서 네팔팀이 기록한 유일한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팀은 인도와 비겼으나 아프리카 팀에게 5:0으로 패하면서 예선 탈락). 남동생이 출전하는 경기에 한번 데려가마 약속한지 시간이 꽤 흘렀다. 마침 N cell(여기에서 두번째로 큰 이동통신회사다) 컵 대회 준결승이 열린다기에 점심을 먹자마자 도우미를 데리고 경기장으로 갔다.
국립종합경기장인 Dasharath Stadium이다. 플라스틱 의자가 있는 본부석쪽은 500루피, 그렇지 않은 곳은 200루피다. 여기 소득수준을 생각할 때 조금 세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경기장 입구와 매표소(언제나 그렇지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남이 강제하지 않는 한 여기서는 이상한 일이다). 애초 신문에 난 광고를 보더라도 아직 예매제도는 없는 것 같고, 현장에서 현찰박치기로 표를 구한다.
경기장안에 들어갔더니, 전광판은 모양만 전광판이다.
그래도 잔디구장이다. 푸른 색 유니폼이 NPC(네팔 경찰청 축구단), 상대팀은 현대자동차 광고가 가슴에 달려있는 MMC다(이 팀이 우승했다).
11번 주장완장을 찬 선수가 Jumanu Rai다.
이 때까지는 관람석 지붕의 그림자가 겨우 그라운드의 끝을 가렸을 뿐인데,
경기는 대체로 MMC가 필드를 지배하고 있었으나(패스워크가 좋았다), 전반내내 골이 터지지 않았다.
나, 내 가사도우미, 도우미의 손아래 올케(주마누 선수의 부인, 태권도선수이고 올해 21살?. 머리카락을 염색했다), NPC 골키퍼의 아내, 그리고 올케의 친구
내 앞에 앉았던 두 여인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난 가끔 시선이 가려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 사진은 역광을 받아서 품질이 좋질 않다. 내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은 축구광인 내 기사.
과자 등을 파는 상인
후반 시작전 결의를 다지는 모습
그리고 전광석화같은 골이 터졌다. 주마누의 골!
그런데 아쉽게도 후반종료 5분전, 페널티 킥으로 동점이 되었고, 연장전 전후반에 각각 한골씩 더 허용해 결국 1:3으로 NPC가 졌다. NPC가 결승에 올라갔더라면, 한번 더 이 경기장엘 갔을텐데(토요일에 야간경기로 결승전이 열렸고, 현지 방송이 생방송으로 중계를 했다).
페널티킥으로 동점이 되는 상황이다. 주변 여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지면서 그림자가 길어진다.
이 두여인은 정말 열심히 응원을 했다. 나는 세번쯤은 머리카락에 맞았고, 두번쯤은 손에 맞을 뻔 했다.
네팔여인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