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카트만두의 이모저모(1/2)
내가 살던 아파트 겉 모습. 사진속 에어컨디셔너 본체 하나가 베란다에 보이는 집(그 안쪽이 우리식으로 말하면 안방이다)인데, 베란다가 주방에서 가장 먼 곳인데다 출입문도 매우 불편하게 되어 있고 또 넓이가 뭐 적당히 애매해서 야외 삼겹살구이 파티를 해 보려다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대신 내 윗집(지붕밑에 의자랑 테이블이 보임)은 파티하기에 좋은 실외공간을 갖고 있는데, 실제로 거의 매 주말마다 손님을 불러 파티를 하고(뭐 좋다 이거지), 내가 잠에 들 무렵 지붕밑으로 의자와 테이블을 끌어서 옮기는 데 정말 그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터. 결국 아파트관리소에 이야기좀 해 달라고 했다. 파티를 밤새 해도 좋고 매일 해도 좋은 데, 마지막에 의자 옮길 때 특히 밤 10시 넘어서는 '질질 끌지 말고 들어서 옮겨달라고'.
실내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부엌에서 세탁기 있는 공간으로 나가는 곳 포함)은 그래봬도 2중문<내가 살던 집은 모든 방충망 시설이 유리창 안쪽에 설치되어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으로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나무로 된 문틀이 뒤틀려서 찬바람이 슝슝 돌아다녔다는거. 더군다나 미닫이도 아니고 간편하게 손잡이를 돌려서 잠그는 구조도 아닌 문을 잠그기 위해서 바로 아래 사진에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문 잠금고리'를 이용하는데, 위와 아래 그리고 중간까지 세개정도 이런 장치가 달려있고 또 힘을 주어서 밀고 당겨야 잠기거나 열 수 있다는 불편이 있었다. 난 키도 작은 내 가사도우미가 어떻게 저런 장치를 매일 풀고 잠그고 했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10월부터 집이 너무 추워서(집이 동향으로 서재와 부엌에만 아침에 해가 든다. 거실은 서향이고 침실이 있는 공간은 남서향이긴 하지만 바로 앞동 건물 때문에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이사를 가야겠다고 반 협박을 했더니 집주인이 두달뒤쯤 뒤틀린 문을 하나 교체해 주긴 했지만 그 문을 통해 베란다로 드나드는 일은 여전히 힘든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실내 난방을 위해 집주인이 비치해 놓은 석유난로<난로를 피우면 온 집안에 냄새가 퍼진다. 절대적으로 환기가 필요한 난로이며 여기저기 옮겨서 이동하기 어렵다>, 전임자가 사다 놓은 전기난로<한참 추울 때 전기공급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시간에 제약이 많다>가 있었지만 LPG 가스난로<본체에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에 편리함>를 하나 더 사고 나서야 추운 겨울을 지낼 수 있었다. 난 실내에서도 옷을 입고 생활했으며, 가사도우미가 출근<아침 7시 반경에 도착한다>하기 전 석유난로를 펴서 거실을 따뜻하게 만들곤 했다. Saru는 내가 아침을 먹고 나면 커피를 만들어 주었는데, 어느 날 문득 도우미가 아침 식사를 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자기는 커피 한잔 마시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한다고 한다(점심은 지 기호에 맞도록 잘 만들어 먹는다. 집사람이 네팔에 있을 때는 아침에 토스트 같은 것을 만들어 주곤 했다)
이 비둘기들은 어디서 모이를 얻어먹는지 몰라도, 아파트 외벽에 날아와 세상을 어지럽히곤 했다(그나마 내가 살던 곳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두르바르광장이나 꾸마리가에 갈 때는 항상 비둘기똥을 조심해야 한다). 집 근처에 있는 단독주택에는 까마귀들도 많이 날아온다.
무슨 화재사건 때문이라던가, 아뭏든 잘 모르겠지만 주유소에서는 석유(kerosene)를 팔지 않는다. 난로에 넣을 연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따로 나와 있는 석유판매점을 찾아야 하는데 언제 문을 열고 닫는지 모르겠다. 난 숙소 가까이에 있는 여기서 두번 사고 나머지는 암시장에서 약간의 웃돈을 주고 구입했었다.
집안에 난방시설이 없으니 겨울철에는 저녁마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된다(한낮에 양지쪽에서 햇볓을 쬐는 네팔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저렇게 불을 쬐다가 몸이 따뜻해지면 고대로 이불속에 들어가 잠을 잔다고 한다. 대신 카트만두의 겨울철 공기는 더욱 나빠지게 된다.
집 근처에 있던 신발수선점(계란가게 옆집). 문을 여는 시간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솜씨는 좋아 보인다. 여기서 수선한 등산화를 신고 아무 문제없이 EBC(11일), ABC(9일), Gosainkund(6일) 트레킹을 잘 다녀왔으니 말이다.
원숭이가 간혹 사람 등에 올라타거나(골프장에서 내가 손에 든 샌드위치 뺏으러 왔었다) 아이의 다리를 붙들거나(대사관 옆에 있는 링컨스쿨에서 자주 일어난다) 하는 일이 있어 광견병(hydrophobia)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던 노르빅병원. 진료비가 비싸 주로 외국인들이 이용하며 보통 네팔리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병원이라 하던데, 의외로 현지인들이 많이 보였다.
응급실 내부와 병원 구내의 카페.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된다.
도로확장공사 현장의 모습.
마무리 단계로 포장공사를 하고 있는데 먼지가 하늘 높이 솟아 오른다. 현재 한국이라면 아마도 저 먼지를 흡입시키는 방법을 썼을 거라 생각한다.
가포장을 한 도로위에 쌓인 먼지를 바람으로 날려버린 뒤에 아스팔트 포장을 한다. 그 다음에는 ?. 다시 먼지가 내려와 길가에 쌓이고 주민들은 그 먼지를 차가 다니는 곳으로 쓸어 내리는데,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다시 먼지가 인다. 다음 몬순때나 되어야 이 먼지들이 빗물에 쓸려 내려갈 것 같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포장면을 눌러주는 기계가 없어 사람들이 롤러를 끌고 다녔다 한다. 그러니 아스팔트 포장면이 울퉁불퉁할 수 밖에.
어쨌거나 내가 출퇴근때 주로 이용하는 도로는 확포장이 다 끝났다. 그렇지만 연결도로들의 마무리는 아직 요원한 상태.
경찰청에 이어 네팔라스트라뱅크도 결국 담장을 허물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도로포장이 다 끝났는데도, 길가에는 먼지가 수북히 남아있다. 보행자를 위한 배려도 많이 부족해 보이고.
인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중국대사관의 담장이다. 이 곳 말고도 러시아 문화원, 미국 및 러시아 대사관 등이 경호상의 이유 등을 들어 도로확장에 비협조적(?)이라고 한다.
네팔리들도 돈내기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 하는가 보다. 법으로는 도박이 금지되어 있지만(시내에 있는 특급호텔에는 대부분 카지노가 있지만 난 한번도 가보질 않았다).
발음 주의! 여기 지명이 바로 Siphal'이다. 이 것 말고도 우리말 기준으로 어감이 이상한 지명과 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소나기가 내렸던 어느 날 오후, 사진에서 길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물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저 것은 옥상에 고였던 빗물이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위로 그냥 떨어지는 모습이다(3층짜리 건물 끝부분을 보라). 벽면을 따라 배수구가 있는 집은 드물다.
전기/전화/통신선이 어지럽게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여기 네팔에서 도로확장공사를 하려면 관련된 기관들끼리 회의를 해서 어느 순간 뚝딱 해치워야 하는데, 정말 제각각이다. 공사가 언제 끝날지? 신들도 모른다 한다. 주변 네팔리에게 물어보면 '내년 아니면 후년쯤 되려나?'라는 게 일반적인 답이다.
수시로 전선/통신선을 짤라버리기 때문에 숙소에서 인터넷이 불통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도로에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짐을 실을 수 있는 것 포함. 도로 중앙선 부근으로 다니는 경우도 많아 인내심을 요한다) 외에도 화물차 대용으로 쓰이는 경운기까지 아뭏든 모든 것들이 도로에 있다.
최근에 설치되기 시작한 버스정류장의 승객대기소.
네팔라스트라뱅크 조사국의 Dr. Gautam의 아내가 교사로 있는 학교를 방문했었다. 요즈음 많은 커뮤니티 학교(정부의 재정지원을 일부 받아 공립학교에 가깝게 운영되는 형태)가 학생들을 확보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는데, 여기는 교사들의 열정에 힘입어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다만 11~12학년 과정(네팔에서는 Higher Secondary School 이라 부름)은 형편이 되질 않아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번 더 방문했을 때 기부금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네팔 체류일정이 급하게 변경되는 바람에 가보질 못했다.
참고로 10학년 이상의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은 SLC 시험(School Leaving Certificate Exam; 일종의 고등학교 학력인증 시험)을 봐야 대학진학자격이 주어지는데, 2012년에 치뤄진 시험에서 합격률은 50%가 채 되질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립학교<기숙형 학교들이 많고 학비 또한 비싸다>들이 70% 이상의 합격률을 기록하여 네팔에서도 유전수학 무전무학이 고착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SLC 시험 공고>
SLC board examination Schedule 2069
Posted Date: 28 Nov, 2012
Category: School
Author: Edu Sanjal
The School Leaving Certificate (SLC) Examination Schedule for 2069 has been published by the Office of Controller of Examinations (OCE) under the Government of Nepal/ Ministry of Education and Sports.
The SLC Exam Routine 2069 is published today Wednesday 28 November 2012(13 Mangsir 2069).
According to the SLC Exam Routine 2069, the exam times are from 8:00AM till 11:00 AM in the morning.
The SLC Exam 2069 will start on 1 Chaitra 2069 (14 March 2013) and finish on 9 Chaitra 2069.
우수한 교사와 좋은 시설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 사립학교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SLC 합격자 명단을 걸어놓는다. 우리나라는 합격자 명단 현수막도 뭐 차별이네 뭐니 하면서 말이 많지만....
박타푸르에서 둘리켈쪽으로 가는 곳에 한참 공사중인 대형 테마파크(어린이 놀이터). 아마도 엄청 많은 네팔리들이 아이들의 아우성을 못이겨 방문하게 될 것 같다.
구름이 산 중턱쯤에 걸쳐있다. 사진은 카트만두 밸리의 북쪽에 위치한 해발 2725m의 쉬바푸리.
하늘이 맑으면 이처럼 카트만두의 트리뷰반 국제공항에서도 설산을 볼 수 있다.
입국자를 보기 위한 공항 대합실 내부. 너희들은 왜 신발을 신고 의자위에 올라갔니?
이렇게 아이들 신발로 더렵혀진 의자에 대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네팔에서는 11~12학년 과정의 학교뿐만 아니라 각종 대학(외국대학 포함)들도 학생모집을 위해 광고를 많이 한다. 오죽하면 네팔정부(교육부)가 학교의 광고비 지출에 제동을 걸겠다고 나섰을까. 광고를 자세히 보면 어느 학교 이름으로 학위를 주는지가 표시되어 있다(~~ University Affiliate or Affiliated to ~~ University)
일하러 가는 네팔리들
비가 내리는 데도 빨래가 그냥 걸려 있다.
교통사고 현장
쉬바신을 기리는 축제를 알리려는 사람들
이 장면은 어느 날 디젤을 사려고 주유소 입구에서 부터 길게 늘어선 차량들 모습이다. 네팔석유공사(독점적 사업자다)가 가끔 인도석유공사에 돈을 주지 못하거나/뭔 축제를 한다고 2~3일 정도 석유류 운송을 중단하면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골프장에서 돌아오다 본 광경. 무슨 사고가 났다 한다. 순식간에 인파가 넘쳐난다. 결국 나는 차를 돌려 다른 길로 가야 했다.
전형적인 버스차장의 모습이다. 상체를 밖으로 내어놓고/사람이 많으면 매달려 가거나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정말 안쓰러운 장면. 가끔 저런 차가 낭떠러지로 굴러 많은 사상자가 났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간혹 방문했던 과일도매시장.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여기는 쓰레기 처리장
그래도 이 포스트는 그럴싸한 사진으로 장식하고 싶다. 차 천장을 열 수 있는 기아차(국내 이름은 아마도 '모닝'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