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같이 간 홍콩/태국 치앙마이 힐링여행(준비와 출발)
집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동네 친구가 남편과 같이 다녀온 유럽자동차 여행기 책자를 보내왔다. 책장을 넘기면서 '한 1년은 고생했겠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45일간 여행을 하고, 그 뒤 2년 정도 자료수집을 해서 펴낸 책이라 한다. 나는 이처럼 세심하게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스타일일까?
친구들과 같이 가기로 했으면서도 여러가지 사정상 자꾸 미뤄왔던 해외여행의 첫발을 마침내 내딛기로 했다. 올해가 환갑이 되는 해라서 핑계도 좋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말도 되지 않는 정치적 구설수에 휘말려 형사사건 피의자로 재판을 받기 시작해서 1심에 이에 2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은 친구가 주관하기로 했다. 실은 작년 통영여행도 이 친구가 진행했는데, 우리 사이에서는 이름자 하나를 따서 '명여행' 또는 '명대표'라고 부른다. 여러가지 재주를 갖고 있는데 그중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서, 지난번 이삿짐을 싸면서 내가 갖고 있던 서너장의 LP판을 이 친구에게 기증했다.
마침 이 친구가 1월 하순에 딸을 출가시켰으므로 우리는 총출동해서 축하를 해 주었다. 혼주를 제외한 우리들은 시내로 이동해서 덕수궁 담장 밖을 배회하다가 '월향'이란 곳에서 막걸리를 한잔씩 걸치고, 명동으로 가서 커피 한모금을 더 마신 뒤에야 헤어졌다.
연세 동문회관<고대는 비슷한 성격의 건물을 교우회관이라 부른다>에서 신촌역(2호선)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 내렸더니 무슨 행사/데모가 있는지 덕수궁 대한문앞과 서울광장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주변에 있는 의경을 보니 낼모레 병역의무 기한이 다하는 작은 아들 생각이 나서 맘이 짠하다.
덕수궁 밖을 한바퀴 돈다.
그러다가 '월향' 가게앞에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 '낮술 환영-그것도 50% 할인!'
최종적으로 7명이서 같이 가기로 한 여행일정이랑 구체적인 동선까지도 친구가 책임진다고 해서, 난 태국 치앙마이에 대해서만 방콕에 있는 Nui에게 몇가지 물어보는 것으로 여행준비를 마쳤다(홍콩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아보지 않았고, 치앙마이에서는 Nui의 추천장소가 단체행동 목적지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친구들이 쉴 때 혹은 아침 이른 시간에 혼자 가 볼 수 있는지만 알아보았다. 다만 숙소가 시내랑 꽤 떨어져 있어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행사를 주관한 친구가 보내온 안내문이다.
- 두 곳 다 지한테도 처음가는 곳이나 마찬가짐다. 홍콩은 몇번갔지만 다 안내받아 다녔고. 사전 준비는 했지만 현지에서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을검다. 느긋한 마음으로 함께 즐기다 옵시당. '꽃보다할배'에서 이순재, 박근형, 신구 할배처럼~
대체로
(2016년 2월 21일: 일요일)
- 12시 30분쯤 인천공항에서 만나 체크인하고 간단히 점심식사후 탑승
- 홍콩 도착후 숙소 이동, 홍콩시내 관광과 저녁식사
(22일: 월요일)
- 오전 빅토리아전망대 등 관광후 점심식사, 공항 이동
- 저녁 치앙마이 도착, 숙소 이동, 저녁식사와 야경관광
(23~24일: 화~수요일)
- 트래킹, 온천, 맛사지, 사원 관광 등
(25일: 목요일)
- 치앙마이 시내 관광
- 오후 4시 반까지 공항 이동, 6시25분 치앙마이 출발, 홍콩 경유(공항내에서 transit)
(26일: 금요일)
오전 5시 20분 인천 도착, 간단한 아침식사후 집으로
우리는 설 연휴 직후에 치앙마이당(?)을 결성하고 준비모임을 가졌다. 난 이삿짐 싸다 말고 참석했었다.
여행 출발 이틀전에 보내온 최종 안내문이다.
- 2월 21일(일) 오후 12시 30분 인천공항 H카운터 근처에서 모임다.
- 체크인 후 점심 함께 먹슴다.
- 큰 짐은 바로 치앙마이까지 부침다. 홍콩에서 필요한 짐과 중요한 물품은 가볍게 따로 지참.
- 해외여행자 보험은 지가 들 것임다. 따로 하지 마셈.
- 환전 따로 할 필요없슴다. 기본 현지 바트화 약간씩 드림다.
- 기본 준비물 : 여권, 선탠크림, 선그라스, 방수방풍자켓(여름용), 보온용 티셔츠, 물에 젖어도 큰 문제없는 신발. 기타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 치앙마이에서 핸드폰 유심을 하나 사서 사용을 할 것임다. 이것으로 긴급 통화 가능.
- 핸드폰 충전도구는 따로 가져올 필요없음다. 공용으로 준비함다.
- 소화제, 감기약, 소독약 등 상비약 공용으로 준비함다. 개인이 복용하는 약 있으면 그것만 챙기세유.
- 치앙마이에서 수영 가능함다. 원하는 분 수영복 준비.
- 홍콩은 아침 영상 15도, 낮18도. 치앙마이 아침 18도, 낮 33도. 홍콩은 비 온다하고, 치앙마이는 맑음.
- 내가 뭘하고 싶은 가를 생각하되, 그러면 다른 친구들도 재미있을까 어떨까도 함께 생각합시당.
- 두 곳 다 지한테도 처음가는 곳이나 마찬가짐다. 홍콩은 몇번갔지만 다 안내받아 다녔고. 사전 준비는 했지만 현지에서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을검다. 느긋한 마음으로 함께 즐기다 옵시당. '꽃보다할배'에서 이순재, 박근형, 신구 할배처럼~
내가 행사주관 친구에게: 내 방콕에 있는 태국여자사람에게 치앙마이 필수코스 물어볼까?
답: 사실 하루는 트래킹, 하루는 온천과 white temple, 하루는 도이스텝(해발 1100m에 있는 태국의 대표적 사원)으로 거의 정해져 있는 일정인지라. 식당, 카페 등은 이미 작년 추석에 1주일간 현지답사 다녀온 둘째딸내미한테 받았고.
태국관광청에서 나온 책자를 읽어보고 나서 1월 하순에 Nui에게 메일을 보냈다.
Dear Nui
How are you?
In these days, Seoul is very cold.
Temperature was 12 degrees below zero this morning.
I will visit Chiang Mai for three days in late February with my friends.
Your advice about tourism in Chiang mai will be greatly appreciated.
Nui의 답장이다.
Dear Mr. Ahn
I would recommend some of the attractions in Chiang Mai as follows:
1. Phra That Doi Suthep Temple (Must go)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Wat-Phra-That-Doi-Suthep--145
2. Doi Inthanon National Park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Doi-Inthanon-National-Park--153
3. Pang Chang (Elephant Camp & show)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Pang-Chang-Chiang-Mai--3988
4. Wat Phra Sing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Wat-Phra-Sing--124
5. Chiang mai Night Safari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Chiang-Mai-Night-Safari--148
6. Chiang Mai walking Street - Tha Pae Walking Street (Sunday Market)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Chiang-Mai-Walking-Street--3926
7. Ratchaphruek garden - http://na.tourismthailand.org/Attraction/Ratchaphruek-Garden--3932
Or you can go to this website - http://www.chiangmai.bangkok.com/attractions/top-ten.htm#
I think Thai people and foreigners are pretty much the same for going these popular places.
Nui
이 내용을 친구들에게 알렸더니,
1) 태국 여자사람이 대단하네. 고맙고.. 잘 참고하겠슴다. ㅎㅎ
2) 태국여자사람친구 ???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 낙행<내 법명>이 외국어로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대충 이런 반응이다.
하는 수 없이 설명을 곁들여야 했다.
그녀(Nui)의 본명은 Miss. Pajongjit Jittamai인데, 태국인들은 길다란 본명 대신 닉네임을 많이 쓴다고 하면서 저렇게 불러달라 했네요.
태국여자사람친구가 보내온 내용을 잠깐 살펴보니, 최소 하루가 걸리는 골든트라이앵글 투어는 없는데 2번과 3번 그리고 7번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다.
우리의 일정을 살펴보면
2월 21일 캐세이패시픽 항공(15:10 출발, 현지 18:10 도착)을 이용해서 홍콩으로 간 다음 1박을 하고,
22일에는 홍콩에서 드래곤에어(15:35출발, 현지 17:35 도착)로 치앙마이로 이동해서 3박을 한다.
2월 25일 치앙마이에서 드래곤에어(18:25 출발, 홍콩 22:00 도착)로 홍콩으로 이동한 다음
26일 캐쎄이패시픽 항공(출발 00:55분, 인천도착 05:20)으로 귀국하게 된다.
일기예보를 보니, 우리가 머무르게 되는 시간의 홍콩 날씨는 흐리거나 비가 내린다고 되어 있는 반면, 치앙마이는 35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예보를 참조해서 홍콩에서는 서울에서 출발할 때와 비슷하게 입을 요량으로 준비했고(작은 우산도 하나 넣었다), 치앙마이에서는 높은 산에 올라갈 경우에 대비해서 가을 옷과 여름 옷 두가지를 다 준비했다.
2월 21일(일) 11시쯤 길음역에서 공항버스(김포공항을 거쳐서 간다)를 기다리는데, 밖에서 담배를 피던 사람이 '앞차가 만석'이라 하면서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이런 불상사가 있나! 했는데, 다음 차에는 마침 두자리 정도 여유가 있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항공사 창구에서 체크인을 마치고 여행자보험까지 가입(상해+질병으로 가입했더니 보험가입절차도 복잡하고 나이 먹었다고 보험료도 엄청 나왔다), 하고 나서 보니 보안검색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내가 선 자리에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네.
여차여차해서 보안검색-출국신고까지 마치고 나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곤 마침내 비행기 탑승구가 열렸다.
자,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