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2017년 4월 우이천 벚꽃구경

무애행 2017. 4. 25. 12:28

토요일에 집사람하고 벚꽃이 덜 핀 남산 산책길을 다녀온 후, 그 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하려다 우이천 벚꽃 소식을 들었다.


4월 8일에 등 축제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보니 불현듯 여기에 가 보고 싶었다. 마침 집사람은 매 월요일마다 만나는 탁구동호회 사람들하고 같이 가겠다고 해서, 나는 친구 두어명에게 수유손칼국수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의를 했다.  


우이천 등축제 관련 포스팅은 여기를 참조(저녁에 찍은 사진의 색이 참 곱다)

http://blog.daum.net/cnn082/644?bt_nil_c=0413_49


4월 9일 아침에 차를 타고 우이천을 지나가면서 보니 벚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집 근처 정류장에서 여기(창동 서울탁주앞)까지 한번에 오는 버스가 있다.


서울 장수막걸리는 나도 좋아하는 술 중의 하나인데, 실상 서울의 여러 공장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는 수입산 쌀을 쓰고 또 탄산가스를 많이 집어 넣어 사이다 같이 톡 쏘는 맛이 있다(뚜껑은 병과 같은 짙은 초록색이다).


반면 같은 상표이긴 하지만 국내산 쌀을 쓰는 막걸리는 용기모양도 약간 다르고 뚜껑이 흰색이다. 공장은 충청북도 진천에 있다. 국내산 쌀을 쓰는 막걸리 값이 200원 정도 더 비싸서 그런지 동네 슈퍼에서는 거의 팔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00원 200원에 매우 민감하다는 게 이런 데서 드러난다.




15:30, 우이3교에서 하류쪽을 바라본다. 양지바른 우이천 왼쪽에는 개나리가, 오른쪽에는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오늘은 벚꽃 구경을 주로 했으면 해서 오른쪽 길을 따라 움직여 보기로 했다.



개복숭아 꽃이 피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뭔가를 내려다 보고 있기에, 나도 걸음을 멈췄다.





햇살이 하도 강해서 첨에는 오리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물속에서 철퍼덕 하는 소리에 자세히 보니 팔뚝만한 잉어들이 많이 보인다. 누군가 말하기를, 산란기라서 수컷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있는 오리들은 작은 물고기를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간만에 푸른 하늘이 나타났고, 햇살은 따갑다. 집에서 걸치고 나왔던 바람막이를 벗고 만개한 벚꽃을 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꽃사진을 찍어본다.





사람들만 다니게 만든 작은 다리(창번교)로 올라갔다.







창번교 위에서 몇장








다시 천변 산책길로 내려와서, 상류쪽으로 걷는다.





















탁구연습을 마치고 이 곳에 온 집사람이 어디쯤 있냐고 전화를 했다.

우이교에서 한일병원쪽으로 조금 더 가서 집사람을 만났다. 


집사람은 탁구를 같이 치는 사람들하고 차를 마시러 갔고,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한일병원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우이천 벚꽃 구경은 처음 와 봤는데, 정말 예쁘다.







우이천 뚝방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다니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도 여럿 보인다.





저민치 특설 무대가 보이고, 우이천 한가운데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등이 자리하고 있다.










무대에서는 악기 연주에 이어, 노래 공연 등이 벌어지고 있다.

잠시 앉아서 노래 감상을 했다. 팝 오페라 가수들이라는데, 노래를 정말 잘 하네.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주인공들












한일병원쪽으로는 이런저런 행사용 천막이 보이고, 개천 한가운데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동물모양의 등이 있었다. '





에어로빅 연습? 그런데 어린아이들을 빼면 태반이 여성들이다.




17:35, 한일병원앞 다리를 건너오니 이쪽은 그늘이 져서 어둡게 보인다.





친구들이 여기에 도착하려면 30분 정도 더 걸린다 해서 다시 무대 주변을 한바퀴 돌아본다.












물가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둘리뮤지엄 선전판






아름다운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 밑에서 사진 찍기에 바쁜데, 꽃에다 강아지를 들이대고 웃어라웃어라 하는 이상한 인간들도 보인다.






여섯시가 다 되어갈 무렵, 수유손칼국수집에 들어가서 대기번호표를 받아왔는데, 이 집은 식사가 단일메뉴라 아무래도 소주 한잔 하려면 다른 집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번호표를 반납했다.






아빠가 사 주는 솜사탕만큼 맛있는 게 어디 있을까?











저녁은 이 집에서 먹기로 했다. 청량산 비빔밥! 우이천 맛집이라해도 되겠다. 






내부도 깔끔하고, 메뉴 하나하나가 값도 저렴한 데다 군더더기 없이 맛이 있다. 그리고 일을 거드는 아가씨(딸인 듯)는 매우 상냥하다. 담에 한일병원 근처에서 식사할 일이 있으면, 이 집에서 한번 비빔밥 맛을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나는 떨어지는 벚꽃잎 몇장을 주워다가 우리 술잔에 띄워놓고 흥취를 돋았다.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왔더니, 아직도 무대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건너편 넓은 자리에는 돗자리를 깔고 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술에 취하고, 밤 벚꽃의 자태에 취한 우리들은 결국 맥주 한잔을 더 마신 후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