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무애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201301)

무애행 2013. 2. 2. 09:48

고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나와 함께 직장에서 불교신행활동을 하던 법우들이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성지순례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맘 같아서는 내가 인도의 뉴델리로 날아가서 전 일정을 함께 하거나 현재 네팔땅에 속해있는 룸비니부터 다녀가라 하고 싶었지만, 현재 교통편 등의 여건을 보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인도의 뉴델리에서 성지순례를 시작해서 룸비니는 정말 잠깐만 들렀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그리고 내 일정도 여의칠 않아 룸비니에 도착하는 날만 동행하기로 했다.

 

네팔로 넘어오기 직전의 인도땅은 부처님의 열반지인 쿠쉬나가라이고, 전용버스로는 네팔국경(싯다르타나가르-현지인들은 아직도 '바이라하와'라고 함)까지 4시간쯤 걸리는데 아침 출발예정시간이 7시라 하니 국경에는 11시쯤 도착할 것 같았다. 당일 아침 비행기로 갈까, 아님 전날 가서 한숨자고 기다릴까 하다가 내 기사가 6시간이면 갈 수 있다 하기에, 카트만두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4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하게 준비를 하고 직접 차를 몰아 기사집 앞까지 가서, 운전대를 기사에게 넘겨주었다. 이른 새벽시간이라 거리에 차가 많지는 않지만 어둡기도 하고 도로사정도 좋지 않은 곳이 있는 데다가 네팔 특유의 교통문화 때문에 그다지 빨리 카트만두 밸리를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Tankot을 넘어 구불부불한 길을 따라 노비세(Naubise)까지 내려가니 교통흐름이 훨씬 좋아진다(탄꼿에서 내려가는 길에 부분적으로 포장공사를 다시 한 곳이 있어 운전하기가 한결 편했다).   

 

무글링(07시쯤 통과)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은 다음(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포카라다), 나라얀가트에서 떠라이지방을 동서로 관통하는 고속도로로 접어든다(서쪽방향).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안개가 자욱해서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햇살이 퍼지질 않으니 추위가 가시지 않아 길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고 있디.

 

 

 

중간에 요기를 하느라 잠깐 쉰 것을 빼고는 계속 달리고 있다. 10시경에 부트왈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쯤해서 11시쯤 국경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변 경치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룸비니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 남쪽으로 계속 내려간다. 현재 국경까지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저기가 국경이다. 인도-네팔 사람들은 걸어서 국경을 그냥 통과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출입국 신고를 하고 비자도 받아야 하지만.

 

 

국경앞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올라 반가운 얼굴들을 하나씩 확인한다. 그리고 인도에서 따라온 가이드를 대신해 갑자기 현지 가이드로 변신을 했다. 룸비니 공원 정문의 모습중 한국 108산사 순례단이 세운 아기 부처님 모습과, 오른쪽의 박물관이다(가이드가 엄청 서두는 바람에 박물관에는 들어가 보질 못했다).

 

 

여기 정문부터 신성한 정원까지는 날도 춥고(해가 나질 않았다) 제법 길이 멀어 모두 릭샤를 타기로 했는데, 이 넘들이 인도루피로 150원씩 달라고 한다. 그냥 그러자고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대성석가사에 잠깐 들르자고 하니 또 50루피를 더 달라고 떼를 쓴 데다가 가이드가 시간도 많지 않다 해서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다시 정문에 도착했을 때 이번에는 150인도루피가 아니라 250인도루피씩을 달라고 해서 결국 현지 경비대에 신고해서 2명을 잡아가도록 했다). 참고로 1인도루피는 1.6네팔루피에 해당하니 2013년 1월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원화로 200원정도 한다. 

 

 

 

신성한 정원 외곽을 흘러가는 강(룸비니 국제사원지구 동쪽을 지나 남쪽으로 흘러간다).

 

국제사원지구에 신축중인 어느나라 절.

 

한가운데 연못에는 2012년 7월에는 손으로 노를 젓는 배가 있었는데, 이제는 모터보트가 손님을 나르고 있다.

 

중앙연못의 남쪽 끝에 있는 '꺼지지 않는 평화의 불'을 지나 신성한 정원으로 가는 길. 양쪽에 뭔가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어딘들 신성한 곳이 아니랴마는, 여기서부터는 성지에 다가온 느낌이 강하게 난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에서 모두 신발을 벗고 덧신(두켤레에 1달러)을 빌려 신었다.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이렇게 표시를 해 놨다. 마하데비 절 바로 왼쪽(동쪽)이다.

 

마하데비 절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국립 네팔박물관에 갔을 때 찍은 '룸비니 발굴현장 사진'이다. 가장 오른쪽에 보이는 조각상이 마하데비 절안에 소중하게 보호되고 있는 부처님 탄생 초지석부근 왼쪽 벽위에 걸려있다(원본인지 복사본인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아마도 발굴시 찍었거나 아니면 그 어느 때 찍은 것이리라. 

 

마야부인(부처님의 어머니)이 당시 싯다르다 태자를 해산하고 난 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 무우수나무 가지를 잡고 있는 마야부인의 관능적인 모습(?)하며, 둥그런 광배가 같이 하고 있는 부처님의 모습, 그리고 두명의 천신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 사진은 어디에선가 퍼온 것이다.

 

성스러운 연못과 보리수 나무

 

아쇼카대왕이 '바로 이 곳이 부처님께서 탄생한 성지임을 확인하노라.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일정부분 세금을 감면하노라'라는 내용을 새겨 세운 돌기둥. 원래 꼭대기에 있던 사자상은 지진으로 땅에 떨어졌다 한다.

 

 

 

룸비니정원을 대~~충 둘러보고 국경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성지순례단은 곧바로 인도로 넘어갔다.

 

반가운 얼굴들중 일부. 어찌어찌 하다가 단체사진 한장도 찍지 못하고 법우들을 보내게 되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모든 일행이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놓인다. 다음 달이면 한국에 돌아가서 만날 수 있겠지. 이 날 네팔을 방문하신 분들께는 티벳난민촌에서 만든(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지만) 숄을 하나씩 써 보시도록 선물로 드렸다. 나의 따뜻한 마음이 항상 함께 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