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좋은 5월의 첫날, 이번에는 3월에 통영 여행을 같이 했던 친구들과 서울 나들이(?)를 했다.
이 날은 달력에 '근로자의 날'로 표시되어 있지만,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범주에 든 사람들에 한해서 하루 휴식을 취할 수가 있는 날이다. 혹여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고 하면 부모는 속절없이 아이 눈치만 봐야 할 게다(나도 작은 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까지 그랬다). 이럴 경우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집사람 눈치가 얼마나 보이던지, 휴).
11시쯤 지하철 4호선 삼선교역(요게 여기서 한참 떨어진 한성대에서 공을 들여서 그런지 참 애매하게 불린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6호선 무슨 역이 그 대학에 더 가깝더고만) 5번 출구에서 친구들을 만나서 걷기 시작한다. 햇볓이 따갑다. 조금 걷다가 왼쪽에 있는 성북예술창작터에 들어가서 성북동 안내지도를 하나씩 집어들고 나왔다.
이 지역에는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나라의 대사관과 대사관저가 있어 외국의 국기들이 길가에 주~욱 걸려있다. 사진은 내가 1년간 머물렀었던 네팔의 국기다(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기가 사각형이 아니다).
제1 목적지는 다름아닌 최순우 옛집(국립박물관장을 지내셨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은 내가 참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서 아직 내 서가에 꽃혀 있다)
미약하지만, 내 서가의 일부다.
최순우 옛집은 큰 길가에서 가깝다.
최순우 옛집 안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필요하면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우리 일행 이외에도 먼저 들어온 여성들과 함께 설명을 들은 다음, 내가 몇가지 질문을 했더니 잘 모르는 눈치다. 그래, 젊은 사람들이 세세한 것까지야 신경쓰기는 어렵겠지. 아무튼 이런 곳까지 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최순우 옛집을 나와 길상사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 집 담장은 한양 도성 성곽에 쓰였던 돌을 옮겨온 듯하다.
인도가 있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하고....
여긴 캐톨릭교회다. 오늘 우리 길을 인도하고 있는 친구는 캐톨릭교회에 다니고 있다.
길상사가 가까워진다.
오늘은 위 수술을 받았던 친구가 다 참석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기온도 높아져서, 선잠단지와 성락원 등은 자연스레 방문지에서 빠진다.
길상사 안팎은 벌써 초파일 준비가 한창이다.
길상사 조사당이다.
조사당에서 내려오는 길에, 아까 성북동 사무소에서 얻었던 지도를 탐내는 분들이 있어 그냥 건네줬다
길상사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가게(북악슈퍼)는 이날 같이 간 친구의 친구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세상 참 좁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문다.
다음 목적지인 심우장 가는 길은 가게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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