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B코스의 나쁜 상태를 봤기 때문에, 오늘은 A코스만 두바퀴 돌기로 동반자들과 이야기를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일기예보를 보니, 어제랑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오후들어 바람이 현저하게 약해져서 놀기 좋았다.
오늘은 두명의 동반자가 바뀌었고.
캐디는 여자만 2명 배정되었는데, 그중 한명은 19세라고 한다.
앞팀이 빠져나갈 동안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으라고 스마트폰을 넘겨주었더니, 요런 장난(내 머리 위에 올라온 손가락 두개를 보라)도 친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벗지 않고 사진을 찍더니, 마스크 벗고, 손가락으로 V자 만들고
아래 사진은 A코스 16번홀(파4)의 그린 왼쪽 바위 위에 새겨진 글자 관해청도_觀海 聽濤 -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듣는다/바다를 봐야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라는 글자다. 발음은 '꽌하이 팅타오_guān hǎi tīng tāo' 인데, 이를 요즘 대륙에서 사용하는 간자체로 쓴다면 观海 听涛가 된다. 청나라 강희 16년에 左回銘(좌회명)이 쓴 글로서, '어떤 일을 하려면 현장에 가서 살펴라!'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다.
둘째 날은 점심 시간에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실은 A코스에서 18홀을 마치고, B클럽하우스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A코스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 구간은 편도로 2.4km 정도 거리다), 어둠이 깔려서 18번 홀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마지막 밤을 잘 보내자고 삼겹살 파티(1인당 50위엔씩 부담)를 했는데, 나는 어제 과음을 한 후유증이 있어서 그런지 도통 술 생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저녁 식사후에 출장마사지사를 호텔로 불러서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마사지를 받으러 외부로 나갈 경우, 왕복 차비 1만원을 부담해야 하고 오가는 시간도 제법 걸리므로 이 방법이 좋은 것 같다. 저녁 먹을 때쯤 가이드를 통해 요청하면 된다. 마사지 가격은 부르나 나가나 똑같다).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18홀만 운동을 하고 짐을 싸야 한다.
오늘도 팀 구성을 바꿔서 부부팀하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어제 오후부터는 바람이 약해져서 제법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B클럽하우스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다. 호당가집단 본사 건물앞 海參人 모형이 보이길래 캐디에게 물어봤더니, '자삼_ 刺参[cìshēn] (돌기 해삼)'이라고 한다.
B클럽하우스 내부 모습을 이제서야 제대로 살펴본다.
왼쪽에 커피자판기가 있는 데, 무료다. 맞은 편에 프로샵이 있지만 진열된 상품도 몇개 없고, 사려는 사람도 판매원도 보이질 않는다.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짐을 싸서 2시 정각에 위해 공항으로 출발했다.
이제 우리를 인천으로 태워줄 비행기가 늦게 도착하질 않기만 바란다. 국제선을 보니 온통 서울(인천)을 오가는 비행기편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친절하게도 모든 안내판에 한글이 같이 표시되어 있다.
보안수속을 마치고 들어간 면세점에서 남은 위엔화를 탈탈털어 청도맥주 한상자(120위엔)와 문등학주 2병(병당 50위엔)을 사서 귀국했다. 그런데, 이게 병통이 될줄 누가 알았으랴. 왜 우릴 '탑승동 A'에 내려줬냐고!!!!! 그리고 그 안에는 도착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캐리어가 왜 없냐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은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출국장을 나서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식당에서 국수 한그릇씩을 뚝딱 해치우고, 중계동에 돌아와 간단한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에는 이번 여행을 같이 하지 못한 동네 골프친구들도 나와서 서로서로를 위로하고 또 축하해 줬다.
이번 여행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상품가격은 서울에서 비싸게 부르나 싸게 부르나 결국 그게 그거라는 것이다 => 우리가 이용한 상품가는 29만원이지만, 최소 경비는 59만원이 든다. 이 것도 정말 현지에서 술도 마시지 않고 마사지도 받지 않고 오갈 때 아무 것도 사지 않을 경우의 금액이다.
2) 이 가격으로 잠은 잘 잘 수 있나? 밥은 어떨까? => 잠자리도 그만하면 되었고 음식도 먹을만 했다.
3) 사람이 많아서 하루에 36홀을 다 못치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 11월 초순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 라운드당 4시간 30분이면 충분했다.
4) 외부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여흥을 즐길 방법은? =>지정된 골프장내 리조트 대신 추가금을 내고 외부에 있는 호텔을 이용할 경우 좀 더 수월하게 놀 수 있겠다. 아니면 현지 안내인에게 차를 내 달라 해서(왕복차비가 1인당 1만원)에서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방법이 있겠지만, 호당가cc처럼 시내와 뚝 떨어진 곳에서는 외부에 다녀오는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현지 정보에 밝지 않을 경우 자칫 바가지만 쓰기 십상이다.
5) 한국에서 술을 사가지고 가면 좋을까? => 우리 팀도 똑같은 고민을 했었는데, 리조트내 매점에서 파는 청도맥주와 연태고량주 가격이 적당했다. 한국 소주와 막걸리도 팔고 있는데, 이건 양주 가격이다. 안주거리는 준비해 가도 될 듯하다(우리는 저녁 식사에 나온 메뉴 두가지를 싸달라고 해서 산해빈관에 가지고 갔으며, 소주잔도 빌려준다).
6) 골프용어를 중국어로 공부해 가야 할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캐디들(남/여)이 간단한 한국말을 할 줄 안다. 실제 필요한 말은 페어웨이에서 남은 거리/그린에서 어느 쪽이 높냐 정도이다. 난 미리 골프관련 중국어를 공부해 가서 현지에서 유용하게 써 먹었다.
7) 정말 캐디팁을 추가로 주지 않아도 될까? => 우리가 지불한 상품가격에 그린피와 캐디피는 포함되어 있고,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현지랜드사가 캐디팁(1라운드당 1인 부담액 50위엔) 및 카트이용료조로 또 돈을 받아간다. 실제로 캐디들이 돈을 얼마나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비스가 맘에 들면 10위엔 정도는 추가로 줘도 될 듯하다. 나는 버디를 했을 때 조금씩 줬다. 그리고 우리 팀은 쵸코파이 등을 가지고 가서 캐디들에게 나눠줬다.
8) 현지에서 충분한 안내를 받을 수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B코스에서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면 미리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데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9) 마지막으로 골프코스 환경은? => A코스의 경우 상당히 좋았다. 단지 우리가 갔을 때는 전날 내린 비로 페어웨이가 부드러워져서(티샷이나 세컨샷한 공이 땅에 떨어지면서 그대로 박혀 버리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오로지 비거리로만 거리를 계산했어야 하는 데, 이 점 때문에 '레귤러 온-국내에서는 파온이라고들 함' 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리고 항시 바다가에서 부는 바람이 있다 들었지만, 우리는 악화된 날씨 때문에 고생을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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