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의 서북쪽에 있는 도카(Dokha)는 나가르준(Nagarjun)과 쉬바푸리(Shivapuri) 사이에 있는 작은 동네인데, 이 곳에 처음 갔던 날은 어느 금요일 오후, '어디를 갈까, 뭘 할까' 고민하다가 사진기도 들지 않고 기사에게 그냥 한번 가보자 해서 들렀었다. 동네모습은 그져 그랬지만, 쉬바푸리 기슭에 있던 Chandeswori Temple을 거쳐 논밭 사이로 난 작은 길로 걸어나오면서 다음에 꼭 다시 들러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다.
그리고 네팔의 젊은 여성들하고 갔던 두번째 트레킹 하산지점(부다닐칸다에서 출발해서 Bishnudwar 방향으로 갔다가 기사가 기다리는 곳으로 옮겨온 곳)이 바로 Chandeswori Temple이었는데, 그 날도 도카 사진은 찍은 게 없다. 그래서 또다른 금요일 오후 사진기를 들고 다시 도카를 거쳐 Chandeswori Temple 구경을 했고, 네번째는 도카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쉬바푸리 공원 안으로 들어가 봤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사진들은 두번에 걸친 방문을 합한 것이 되겠다.
바로 아래 사진은 도카 중심지 북쪽에 있는 문의 모습이다(부락 남쪽에 있는 문의 사진은 저만치 아래에 있다). 보이는 길을 따라가면 Chandeswori Temple 이 나온다.
연한 녹색으로 표시된 선이 도카 중심지에서 Chandeswori Temple을 돌아 시골길을 걸어 내려온 경로이고(아래의 구글 지도상 Chandeswori Temple 위치는 잘못되었다. 파란색과 연한 녹색이 만나는 지점에 힌두신당이 있다), 녹색으로 표시된 선(도카에서 고개마루까지)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구경을 했던 경로이며, 분홍색은 도카 중심지를 걸어다녔던 곳을 나타낸다.
맨 윗 사진에 보이는 문(사실 도카라는 말이 네팔리로 문이라는 뜻이다) 근처 모습이다.
남쪽으로 나 있는 중심가. 포장도 엉망이고, 흰색 차가 있는 곳부터는 길도 좁다.
Chandeswori Temple에 도착했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 비해 웬지 어수선하다. 깨진 신상들이 널브러져 있다.
흰색 벽에 달린 큰 거울 밑의 두 사람은 조각이 아니라 진짜 사람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볓을 쬐고 있는 모습.
무섭지롱!!!!
신당 옆에서는 마을사람들이 모여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망가진 상수도관을 수리하는 중이다.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길이다.
담벼락에 세워놓은 나뭇단이 아니다. 두 여인이 나뭇짐을 지고 가는 모습.
해가 막 질 때쯤이라 그런지 주변 산들의 실루엣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이 것은 아마도 상수도관 공사를 하다가 포기한 흔적처럼 보인다.
네번째 방문이다(2013. 2. 1 금요일 오후). 그런데 거리의 행렬모습이 이채롭다. 흰 천을 걸친 남자아이가 사탕수수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그 뒤로는 가족과 친척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같이 움직이고 있다. 물론 악단도 보이고. 물어보니 일종의 성인식 통과의례라고 한다.
행렬 주변에 있는 집에서 사람들이 나와 아뭏든 뭔가를 주인공격인 남자아이에게 해 주고, 쌀(보리?)를 한바가지 건네주면 사진속 왼쪽의 남자(오토바이를 주목하라)들이 그걸 받아서 포대에 쏟아 넣는다. 이렇게 모인 쌀은 파티를 하는 데 쓰인다고 한다.
조금 더 가다가 커다란 문(북쪽 도카) 근처<처음 사진에서 볼 수 있다>에서 다른 행렬을 만났다. 아까 행렬에서는 전통 옷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피리를 불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작은 항아리를 하나씩 들고 있다.
이 사람들도 행렬의 일부인지?
힌두신당 앞에 모인다. 그런데 신당 바로 앞에는 붉은 색이 선명하다. 아마도 여기서 무슨 동물을 희생시킨 듯하다.
제3의 행렬이 거리를 지나간다. 행렬의 구성은 대동소이하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구경을 하다가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쉬바푸리 공원안에 있는 고개마루까지 올라왔는데(이 고개를 넘어가면 Nuwakot으로 연결된다), 구글지도상 Sangla라고 표시된 곳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료 때문에 잠깐 실랑이를 하다가 차량통행료만 내기로 했다. 서 있는 차 앞으로 가면 Kakani(꺼꺼니/혹은 카카니)로 걸어갈 수 있다(남쪽 길을 택하면 14km이고 북쪽 루트는 8km).
지난 번 트레킹 때 'Gurje Bhanjyang'이 어디지 했더니, 바로 여기가 그 곳이다.
고개에서 바라본 북서쪽 모습이다. 건너편 산 중턱에 꽤 큰 구조물이 보이는 데 뭣인지는 알지 못한다.
이걸 왜 길가에 있는 나무에 걸어놨을까?
쉬바푸리 빌리지라는 휴양지로 가는 길이다.
고개 남쪽 모습이다. 왼쪽 중턱에 있는 마을이 지난 번 트레킹 도중에 잠깐 쉬었던 곳이다. 저기서 곧장 내려왔으면 훨씬 쉬울뻔 했다. 도카 마을은 스모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벌써 송화가 피었다.
도카쪽으로 오다가 또 한번 비슷한 행렬을 만난다.
길가던 행렬을 보고, 쌀을 건네주는 주민.
다시 커다란 문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더니, 동네 개와 닭이 뭔가를 핥아먹고 쪼아먹고 있었다.
지금부터는 동네 구경이다.
참 그동안 카트만두 인근을 돌아다니다 보니, 새로 짓는 집들은 거개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1934년의 대지진 때 피해가 워낙 커서 내진설계까지는 아니지만 기둥을 강화하는 경향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느낌이다)이어서 전통양식 집을 구경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어 옛날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집 중심으로 사진기를 들이댄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집은 중간벽을 3층까지 헐었는지, 무너졌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새로 지은 집에 축복을 기원하는 장식처럼 보인다.
과감히 2층을 더 올린 집
아랫쪽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의 벽돌이 많이 헐었다.
내일 축제에 쓸 염소를 잡아 털을 제거하는 모습(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개를 잡았다)
이 집은 1층 벽체를 보수했다.
이게 남쪽에 있는 문이다.
이 집에도 축복을 바라는 장식물이 달려 있구나 했는데, 바로 아래에 졸고 있는 염소 한마리가 보인다.
오른쪽에 보이는 갈색 염소가 그 주인공이다. 앞발 무릎을 꿇고서 졸고 있다.
어, 졸려. 근데 누가 나를 깨웠수? 하더니만
둘이 먹던 밥 그릇을 깨팍친다. 아씨, 난 어떻하라구! 그러더니 다시 취침 자세를 취한다.
어딜 가나 동네 여인들은 물을 긷고 빨래를 한다.
구슬치기 하는 어린이들
동네에서 조금 더 카트만두 시내쪽으로 나오니 널찍한 공원이 보인다. 사진 가운데 옴푹 들어간 곳이 차로 다녀온 고개마루다.
공원 한쪽에서는 파티가 한창이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음식을 나눠주겠다고 했는데(이런 인심은 어딜가나 비슷하다), 극구 사양하고 대신 사진을 몇장 찍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공원주변을 둘러본다.
소나무 숲속에서도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복장으로 봐서는 악단들인 것처럼 보인다.
내가 카트만두밸리에 살게 되면서 이처럼 같은 장소를 네번이나 방문했던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을 빼고는 드문 경우에 속한다. 그렇지만 마지막 방문때 네팔리들의 전통을 많이 볼 수 있어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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