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

네팔 가족여행 2편-1(오스트레일리안 캠프와 포카라 국제산악박물관)

무애행 2013. 3. 7. 22:00

1년간의 네팔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금년 1월초까지만 해도 더 있을까, 돌아갈까 고민을 했었는데 집 사람이 이제부터는 가족들이 그만 떨어져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나타낸 데다 네팔측에서 나의 연장근무를 희망한다는 의사표명이 늦어져(최소 1개월 반 이전에 의사표명을 해 줘야 행정처리가 가능하다) 1월 하순쯤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맘을 잡고 아파트 임차계약 등을 마무리한다고 집 주인 등에게 통지를 하고 귀국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설 바로 전 금요일에 집 사람과 큰 아이가 네팔에 들어왔다. 큰 아이는 6년간 공부를 한 끝에 1월말에 있었던 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을 해 한의사가 되었고, 3월초쯤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훈련소에 입대할 예정이라 여유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도 네팔에 있는 아버지를 보러 왔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무엇을 모여줄까 하다가 포카라를 다녀오는 짧은 네팔 국내여행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카트만두에서 이곳저곳을 다녀보기로 했다.

 

포카라로 가는 도중 잠시 들른 휴게소 모습. 건기가 한창 진행중인 트리슐리 강물의 색깔이 그닥 아름답지 않다(요즘이면 이 근처에서 래프팅도 한다). 이 때가 10시 40분이니까 카트만두에서 두시간 조금 더 걸렸다. 이 휴게소에는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것 같다.

 

 

 

 

신혼여행을 가는지...(아래 사진은 한참 뒤에 포카라에 들어가서 찍은 것)

 

 

이렇게 다니면서도 큰 사고가 나지 않는게 아직도 신기할 따름이다.

 

마나까나마(Manakanama) 신당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탑승지점이다. 네팔사람들이 모두 쉬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차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탑승장과 주차장은 아래쪽 강변에 있음)

 

 

 

무글링(Mugling; 여기서 포카라로 가는 길과 남쪽 나라얀가트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을 조금 지난 지점에서 설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2시 조금 못 미쳐 여기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휴게소(12시 40분)에서도 경치는 아름답다. 여기서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있는 Angel's Heaven Guest House에 전화를 걸어 더덕 닭백숙을 6시 반쯤에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포카라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안나푸르나 산군이 눈앞에 가까이 나타난다. 큰 아이는 아까부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집 사람도 네팔에 세번째 왔지만(포카라는 두번째) 설산들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었는데, 이번만은 기분이 아주 좋은 모습이다.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남봉쪽에는 구름이 많다. 오늘은 칸데(혹은 까레)에서 한시간 남짓 걸어올라가야 하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서 1박할 예정인데, 석양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조금 일어난다.

 

드디어 포카라 시내를 거쳐 담푸스 입구인 페디를 지나 나우단다로 올라간 다음 칸데<해발 1700미터 정도>에 도착했다. 이 때가  오후 3시 20분경이다. 여기서부터는 짐을 메고 올라가야 한다. 내 기사가 '담푸스<해발 1500미터 정도>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으니 거기서 출발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했지만, 단순하게 계산해도 여기서 출발하는 게 휠씬 쉽다. 혹시 집사람이 추위를 탈 까봐 침낭을 가져갔는데, 작은 배낭과 궁합이 잘 맞질 않아 노끈으로 배낭과 가방을 묶어서 메고 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기사는 포터도 없이 직접 짐을 메고 떠나려는 내가 길을 잘 못 들까봐 불안한 눈치다. 그래서 '지난 번 ABC 트레킹할 때 이 길로 갔었네' 했더니 그제서야 잘 다녀오란 소리를 한다. 그래 낼 아침 10시쯤 이 곳에서 나를 기다리시게나.

 

가운데 보이는 능선이 나우단다이고, 남쪽으로 사랑꼿까지 죽 이어진다. 왼쪽 골짜기 끝 부분 페디에서 담푸스로 올라가는 차길이 갈라지고, 가운데 능선 오른쪽에는 페와호수가 있지만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때문에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 꽃이 피었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고는 해도 해발 300m 가까이 오르는 길이라 경사가 제법 있다. 오후 4시 반경 캠프 초입에 도착했다. 짐을 나르는 노새들이 마구를 벗어놓고 쉬고 있다.

 

 

 

여기가 오늘 묵을 Angel's Heaven Guest House 모습이다. 벌써 해 그림자가 저만치 길어졌다.

 

올라오면서 흘린 땀에 젓은 옷들을 말리는 중(해 떨어지기 전에 걷었어야 했는데... 저녁을 먹고 나서 걷었더니 하늘에서 이슬이 내려 옷들이 더 많이 젖어 버렸다)

 

야속한 구름들. 그래도 집사람과 큰 아이는 아주 만족스런 표정이다. 난 낼 아침 일출광경이 '아주 주~겨줘요'하고 희망을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여기서 키우는 두마리의 개중 하나. 얼굴이 반은 흰색이고 반은 검은색이다. 공을 던져주면 어떻게 해 보려고 용을 쓴다.

 

 

 

 

 

 

 

공놀이가 시들해질 무렵, 담푸스에서 출발했다는 젊은 한국인 한쌍이 올라왔다. 하늘의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

 

 

이번에는 다른 개가 나무토막 물어오기를 한다. 이 개는 공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우리 시야를 가리고 있던 구름이 조금씩 동쪽으로 움직이면서 석양을 받은 산들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차푸차레의 물고기 꼬리형상이 나타났다.

 

 

 

 

 

 

 

 

 

 

 

맛있는 닭백숙을 먹으면서 가지고 간 소주로 반주를 한잔 했더니 기분이 참 좋다. 마침 숙소 쥔장이 난로를 피워 우리보다 조금 늦게 올라온 젊은 한국인 커플을 포함해서 여러사람들이 난로가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졸음이 찾아온다. 그래 오늘 하루 나도 피곤했다. 일찍 자자. 집사람에게 메고 올라간 침낭을 덮어주고 나와 큰 아이는 방에 비치된 이불을 덥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저녁과는 달리 구름이 산을 가리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산아래 부분에도 눈이 쌓여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최근에 많은 양의 눈이 와서 그런가 보다. 

 

 

 

 

 

 

 

 

 

 

 

 

 

 

 

아내와 큰 아들의 얼굴에 아침 햇살이 예쁘게 퍼졌다.

 

 

 

 

 

 

 

정말 황홀한 아침 풍경이다. 바로 이런 장면을 보러 이 곳에서 하루 밤을 보낸 것이다. 대 만족이다. 여기서 쓴 돈은 500루피짜리 방 2개(안에 욕실이 달렸다), 닭백숙 2,500루피, 아침 식사대 정도다.

 

담푸스에서 올라왔다는 한국 커플(연인사이는 아닌 듯 하다)과 헤어지고 우리는 온 길을 되돌아 간다.

 

 

 

 

아들과 함께

 

 

 

 

 

동쪽에 있는 산자락은 벌써 흐릿하게 보인다.

 

 

 

 

 

 

 

 

 

 

 

 

 

 

 

 

내가 배낭(집 사람이 밤새 덮고 잔 침낭이 들어 있다)과 옷 가방을 노끈으로 묶어서 메고 다녔다.

 

이제 저 아래 칸데까지 걸어내려가면 된다.

 

 

마을에 내려왔더니 학교에 가는 어린이들이 꽃을 한다발씩 손에 들고 간다. 바로 랄리구라스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이정표

 

포카라로 돌아오는 길에 나우단다에서 바라 본 설산의 모습

 

 

 

 

 

 

 

 

 

건너편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담푸스에 닿게 된다.

 

오른쪽 위에 오스트레일리안 캠프가 있다. 가운데 옴푹한 곳에서 걸어 올라가면 된다. 여기까지는 팀스카드도 필요없고 국립공원 입장료도 없다.

 

포카라 시내로 들어와 세티강의 협곡을 구경하러 갔다. 사진속 물이 흐르는 터널은 발전용 물을 하류로 보내는 수로다. 이 지점에서는 강 넓이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깊이는 알 수가 없다. 저 좁은 틈으로 그 많은 물이 흘러 내린다(지금은 건기라 물이 많지 않다). 그리고 쓰레기는 그대로 강 밑으로 떨어진다.

 

 

 

 

 

댐사이드 근처에 있는 '놀이터'라는 한국음식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이 날 우리가 주문했던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의 맛은 정말 형편없었다. 지난 1월 하순에도 산마루라는 식당에서 먹은 목살이 마치 소고기의 차돌박이처럼 생겨서 실망했었는데, 난 포카라에서 돼지고기와 인연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국제산악박물관으로 갔다. 지난 주에 고 박영석대장의 유품전시가 준비되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내 기사는 가이드라고 주장해서 입장료 면제.

 

 

 

이 박물관은 지금까지 방문했던 어떤 네팔건물보다도 관리가 잘 된 것 같다.

 

 

 

 

첨엔 마차푸타레 형상인줄 알았더니 마나슬루라고 한다.

 

 

 

 

첫번째 만나게 되는 전시장은 외국 여러나라의 산악활동에 더해 네팔 부족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색가루를 부어 만든 만달라.

 

 

 

 

 

 

 

 

 

 

 

 

 

 

 

 

 

 

차(茶) 만드는 도구

 

 

 

 

 

 

 

 

이 공간은 여러 유명 산악인들을 기념하는 곳이다. 그들이 쓰던 장비도 같이 전시하고 있다.

 

사진속에서는 미소를 짓고 있으나 2011년 10월 안나푸르나1봉 남벽에 새 루트를 개척하려고 도전했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은 한국 사나이 박영석 대장을 위한 단독 Booth다. 이 전시실 마련에도 카트만두 타멜에서 '빌라 에베레스트'라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앙 도르제 쉐르파'의 노고가 컸다.

 

 

 

 

그 옆 Booth에는 한국의 유명한 산악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에티'라고 하는 설인에 관한 전시물들

 

 

 

 

 

 

 

 

건물 밖으로 나와 마나슬루 모형에 가까이 갔다.

 

 

 

 

박물관 정문 바로 아래에는 세티강이 흐른다. 여기도 강폭이 아주 좁다.

 

 

 

낮술에서 조금 더 레이크사이드쪽으로 올라온 곳에 있는 중국음식점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전망이 좋은 3인실을 1,000루피에 계약하고 호수가로 갔다. 호수가에 있는 잔디 축구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

 

 

 

 

우리는 사공이 딸린 배 한척을 빌려 한시간 동안 호수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사공은 정말 우리가 주문한 대로 호수를 한바퀴 돌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받아주었다. 그래서 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배를 탄 다음 시내 상점을 돌아다는 중이다. 거리의 구두수선공과 여자 손님.

 

 

저녁은 호수도 보이고 민속공연도 있다는 집에서 먹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