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

네팔 가족여행 2편-3(하티반 리조트와 박타푸르)

무애행 2013. 3. 12. 12:24

지난 번 네팔을 방문했던 작은 아들은 여기에 머물렀던 3주동안 어딜가나 비슷비슷한 건물 모습에 세계문화유산이고 뭐고 다 귀찮다는 표정이었는데, 큰 아이는 오히려 짧은 일정에도 이것저것 관심을 많이 나타내서 네팔방문의 에센스만 보여주려 한 나를 조금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2박 3일 동안 포카라를 다녀오고 나서, 하루를 그냥 쉬고 다음 날 하티반 리조트에 갔다. 작년 3월초 처음 이 곳을 방문했을 때는 카트만두를 덮고 있던 연무때문에 설산 구경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많이 도와줬다. 여전히 카트만두 시내를 덮고 있는 연무층 뒤로 장엄한 설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트만두 밸리를 둘러싸고 있는 산중에서 가장 높은 남서쪽의 2760m나 되는 풀초키, 아래 사진은 북쪽에 있는 쉬바푸리(2725m)

 

 

 

리조트에 들렀으나, 예약한 손님들만 받는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다. 아무려면 어때, 오늘은 맥주 가지고 왔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카트만두 밸리(간혹 한국에서 출판된 책중에 이 '밸리'를 '계곡'으로 번역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말의 어감상 계곡은 산의 능선과 능선 사이의 물이 흐르는 좁은 지역을 뜻하므로 이 곳을 설명하는 용어로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카트만두 밸리'라고 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Death Valley'처럼 말이다.)는 1960~70년대 서울 하늘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주민들이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 매연 등이 겹쳐진 결과다.

 

왼쪽의 가장 높은 곳이 쉬바푸리 정상이고, 가운데 볼록 솟아오른 곳 왼쪽이 순다리잘에서 치사빠니로 넘어가는 트레일이 있는 곳이며, 오른쪽 높은 곳은 나가르꼿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리조트에서 30여분 정도 걷다보면 이렇게 작은 봉우리가 나타난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곳에 불을 낸 모양이다.

 

 

 

 

 

가운데 보이는 능선이 나가르준(Nagarjun)이고, 그 뒤론 쉬바푸리에서 Kakani로 이어지는 능선이며, 맨 뒤에 높게 보이는 능선은 고사인쿤다(Gosainkund)로 이어진다. 그 너머로는 설산이 있다.

 

오른쪽 봉우리 위에 '참파데비'라는 신당이 있는데, 해발은 2250m 정도(내가 서 있는 곳은 해발 2000m 정도). 왼쪽 뒷편의 능선은 2500~2600m의 높이다.

 

 

 

뿌연 연무층 너머 북쪽으로 설산들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데, 예로부터 이 곳 카트만두 근교에서 설산들을 잘 관찰하려면 아침시간이 좋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무층이 더 짙어지고, 설산 주변에도 구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동네 아낙들이 참파데비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발 아래 보이는 연못은 '타우다하'라고 네팔리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곳인데, 저 안에서는 남녀간에 뜨거운 포옹과 키스 같은 풍속문란행위는 물론 교복입은 학생의 입장 등이 금지되어 있다.

 

하티반리조트부터 작은 봉우리에 이르는 능선은 많은 네팔리로부터 소풍장소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대충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로 위장한 군인이 아니다. 동네 아낙들이 버팔로나 염소의 먹이용으로 자른 나무가지를 묶어서 나르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야유회를 온 사람들이 보인다. 'H'자가 붙은 버스가 옆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어느 병원에서 놀러 온 것 같다. 지금은 춤추며 노는 시간(네팔리들은 야유회 장소에 도착하면 일단 음악을 틀어놓고 한켠에 음식을 차린 다음 먹고 마시며 춤추고 카드놀이를 하는 게 전형적인 모습)이다.

 

 

 

나뭇잎을 지고 가는 사람들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면서 사진을 몇장 찍었더니, 같이 놀다 가란다. 인심은 좋아.

 

 

 

하티반 리조트에서 내려와, 박타푸르로 가는 중이다. 카트만두-박타푸르 구간은 일본의 지원으로 4차선 고속도로(뭐, 여기도 신호등 있고 자전거도 중앙선쪽으로 달리곤 한다)가 잘 만들어져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박타푸르로 들어오는 구간은 도로가 엉망이었는데 이제 확장공사를 시작했나 보다. 

 

 

박타푸르 서쪽 입구에 도착했다. 가이드 해 주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이 최신식(?) 건물에서 닭 울음 소리와 닭똥 냄새가 진동한다. 양계장으로 쓰이는 듯.

 

건기에는 고인 물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 그냥 지저분하다.

 

 

 

 

 

현관과 모서리의 기둥 부분을 포함해 아름다운 장식이 되어 있는 건물. 그렇지만 1층을 받치고 있는 벽돌의 견고함이 언제까지 갈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것은 근처의 다른 건물

 

 

 

 

제대로 보존될 수만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건물.

 

난 이런 곳에서 '조금만 손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님, 네팔 민속촌을 하나 세우던지.

 

 

 

 

매표소다. 오늘도 세식구 입장료로 3,300루피를 냈다. 장기비자가 있는 사람들은 여권과 사진 등을 구비해 가면 비자만료 시점까지 입장할 수 있게 뭔가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단기비자라도 여권만 있으면 1주일 기한으로 무료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준다고 한다. 우린 귀국일자가 며칠 남지 않은 데다 여권도 갖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1회 입장권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양한 모양의 창틀. 2층의 창문이 특히 작은 것은 이유는 모르겠으나 안에서 밖으로 점차 좁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어서 그렇다(아래 왕궁 내부를 찍은 사진 참조).

 

 

 

 

 

 

 박물관에 들어가 보려 했으나 여기는 문을 닫았고, 얼마전부터 55개의 창문이 달린 왕궁내부를 개방한다 하니 박물관 대신 그 곳에 들어가 보려고 한다.

 

박물관 문을 장식하고 있는 좌우 신상은 모두 힌두 3대신중 보호의 신이라 불리는 '비슈누'상이다.

 

 

 

 

 

이 건물이 최근에 개방을 시작한 55개의 창문이 달린 왕궁이다. 벌써 누군가가 테라스에서 창문밖 풍경을 찍고 있다.

 

 

 

 

 

 

 

 

이 것은 비힌두신자의 입장을 막고 있는 신전 지붕처마 받침목이다.

 

 

 

최근에 개방된 왕궁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이다. 문 안쪽에서는 어느나라에서 왔는지를 물어보고 있었다(별도 입장료 없음).

 

이 사진을 보면 안에서는 문의 크기가 비슷한데, 밖에서는 절반정도의 크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 것이다. 

 

 

1층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는 내부에 벽화 등이 그려진 공간이 있는데 사진촬영 금지다. 3층 테라스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

 

 

 

 

 

 

 

 

어디에 쓰였던 목재일꼬? 천장받침목 위에 그냥 놓여 있다.

 

 

 

 

 

 

전체적으로 단촐한 건물이다. 건물 폭이 넓지 않은 데다 내부에 집무실이나 회의장소 처럼 생긴 곳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 용도가 불확실하다. 단순히 주거용으로 쓰이기에도 실내가 좁아 보인다.

 

 

 

 

 

 

 

 

 

 

 

 

처음 박타푸르 두르바르에 왔을 때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다른 곳에 장식된 동물들은 좌우대칭으로 머리가 중앙에서 외곽쪽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두 마리 다 한쪽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화물용 3륜차.

 

도자기 광장이다. 오늘도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의 모습을 주로 담는다.

 

 

 

 

 

 

 

 

 

이발소다. 카트만두에서는 이 정도면 중간급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노상 이발소보다는 좋은 위치다. 난 NRB 정문 근처에 있는 실내 이발소에서 60루피(우리 돈 약 800원 정도, 처음 도착했을 때는 50루피 했었는데, 물가가 많이 올랐다. 바트바테니 슈퍼마켓근처에 있는 실내 이발소는 150루피 받는다)를 내고 3주에 한번씩 머리를 깎곤 했다. 

 

 

 

 

 

 

 

여기 3층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3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모습.

 

 

 

 

이 신전 위쪽은 데이트하기에 좋은 장소다.

 

 

 

 

 

 

 

 

 

 

한국사람들이라면 언제 무너질지 몰라 무서워서 못 살 것 같은 건물

 

 

 

 

 

 

 

 

 

새가 너무 크게 찍혔다.

 

 

 

 

 

여기도 차 한잔 하면서 쉬기에 좋은 곳이다.

 

오늘은 우물 근처에 남자들이 여럿 있다. 웬일일까?

 

 

 

 

 

 

 

드디어 공작새조각 창문이 있는 골목안으로 들어왔다.

 

넌 뭐냐? 공작새 조각을 하나 사려고 했더니 5,000루피 이상을 달란다. 흥정을 잘 하고 있었는데 집 사람의 제지로 사지는 못했다. 

 

 

 

북쪽 출입구로 나오다가 300루피를 주고 버팔로(물소) 생고기 1kg을 샀는데, 염소고기의 반값밖에 하질 않는다. 집에 가져와서 미역국을 끓여먹었는데, 맛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