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

네팔 카트만두의 이모저모(2/2)

무애행 2013. 4. 17. 17:19

2012년 12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도의 버스안 여성 성폭행 살인사건'에 대한 항의데모 여파가 네팔에서도 일어났다.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조여권을 이용해 인도를 거쳐 중동지역으로 일하러 갔던 젊은 여성이 귀국길에 네팔 트리뷰반국제공항의 입국심사과정에서 적발된 일이 있었다(네팔-인도간은 양국 국민들이 여권이나 비자없이도 자유롭게 통행하기 때문에 많은 네팔인들이 인도를 거쳐 위조여권을 소지하고 제3국으로 출국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여기까지야 통상적인 일이었는데, 추가 조사를 위해 이 여성을 구금한 상태에서 공항소속 공무원이 여성의 돈을 빼앗았고, 뒤이어 공항경찰이 모처로 여성을 이송한 후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렇지만 해당 사건 가해자들은 이 사건이 공론화될 때까지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고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문제가 크게 부각되자 네팔의 여성단체들도 2012년 12월말부터 해당 사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를 보상하며, 추후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데모를 하기 시작했다. 데모는 여러 장소에서 열렸는데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내가 근무했던 네팔라스트라뱅크 앞 공간이었다. "Occupy Baluwater" 운동으로 불렸던 항의데모가 이 장소에서 열린 이유는 총리관저가 바로 네팔라스트라뱅크 Central Office와 담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총리관저 앞은 데모 금지구역). 데모가 시작되자 총리실은 곧바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조사해서 가해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번 타오른 데모행진은 그치질 않았다. 데모는 대개 아침 9시 조금 넘어 시작해서 11시쯤 끝나곤 했는데, 남성들도 꽤 많이 보였다.

 

도로혼잡을 막기 위해 경찰이 흰 페인트로 데모대가 점령할 수 있는 공간을 지정해 놨다. 난 이 광경을 처음 본 날, 왜 사람들이 네팔라스트라뱅크 정문앞에서 데모를 하는지, 그리고 이 데모가 중앙은행을 겨냥한 것은 아닌지 궁금했었는데, 데모대가 붙여놓은 각종 현수막과 선전문구들 그리고 신문기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항의데모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시위방법도 종전에는 구호만 외치던 방식에서, 지나가던 차량에게 경음기를 울려달라고 부탁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던 금속제 식기를 두드리거나 거리를 행진하는 형태로 조금씩 바뀌어 갔다.

 

 

 

낮에 데모대가 철수한 후의 모습이다.

 

 

 

 

 

 

 

 

 

난 하루나 이틀쯤하고 나서 데모열기가 사그러들줄 알았더니 매일 아침 이런 광경을 접하게 되었다.

경찰들은 총리관저쪽으로 데모대가 가지 않도록 방어만 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데모대가 물리력을 동원해서 총리관저쪽으로 이동하려는 시도는 거의 하질 않았다고 들었다. 오직 허용된 공간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총리관저 반대편으로 시가행진을 하는 정도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데모가 시작되자 총리는 관저에서 집무실로 가는 가장 빠른 이 길(그래서 도로확장공사가 제일 처음 시작되었고 또 가장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을 놔두고 다른 길로 돌아갔으며 데모대 속에는 총리부인도 있었다 한다.

 

 

 

 

데모행렬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여느날 아침과 다름없이 데모는 계속된다.

 

 

길 건너편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아마도 주제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었을까?).

 

 

 

 

제도상으로는 네팔의 여성인권이 절대로 타국에 비해 낮게 보장되는 수준은 아닌데, 오랜 힌두전통(여성은 남성의 부속물 비슷한 대접을 받는다) 때문인지 몰라도 절대적으로 여성의 권리가 남성보다 낮다고 한다. 그래도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 오셔서 간만에 네팔전통식당(우리나라로 치면 관광식당 정도 되겠다)엘 갔다. 여기는 신왕궁 근처에 있으며, 전통음식(달밧)+술(알콜도수가 높은 럭시 두어잔)+공연이 함께 하는 곳이다. 1인당 비용은 1700루피 정도 한다.

 

 

속이 깊지 않은 잔에 주전자를 높이 들어 술을 부어준다. 대개의 경우 1인당 2잔까지만 제공한다 하는데, 한잔을 더 달라 했더니 한참있다 술을 가지고 왔다(결국 숙소에 들어와 한잔 더 마시고 잤다).

 

 

 

공연이 시작된다.

 

 

 

 

 

 

 

 

 

 

 

 

대여섯가지의 민속공연이 끝나면, 손님들을 무대위로 초청해서 마무리를 한다.

 

 

 

네팔에서 양복을 한벌 마련했는데, 그 양복을 찾으러 간 날, 결혼식 행렬이 지나가길래 따라 갔더니 바로 내가 양복을 주문했던 집의 혼례행렬이다. 그래서 양복을 찾지는 못하고 이 행렬만 보고 왔다(결혼식 행사때문에 문을 일찍 닫는다고 해서).

 

 

 

 

 

 

 

2월인데, 네팔라스트라뱅크의 정원에는 벌써 꽃들이 한창이다.

 

 

 

 

한국정부의 국비장학생(코이카에서 선정업무를 진행)으로 선발된 네팔라스트라뱅크 직원(Mr. Sushil Bijukshe)을 축하하기 위해 타멜에 있는 빌라에베레스트에서 저녁을 냈다. 원칙적으로 학생 본인만 초청대상이어서 기혼자라 하더라도 부부가 함께 떠날 수는 없다. 마침 부인은 학교교사여서 아이들과 함께 네팔에 남았다가, 방학때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는데...

Mr. Sushil Bijukshe은 아주대 국제대학원에 입학을 했다. 부디 성공적인 한국-네팔 협력의 결과가 나오기를 빈다.

 

 

 

또 하나, 현재 한국에는 고용허가제(EPS)를 통해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얻은 메팔사람들이 15,000명쯤 된다.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더 되겠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벌은 돈을 공식 금융경로가 아닌 사적 통로를 이용해 네팔에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위 '훈디-Hundi'라고 불리는 불법 송금시스템이다. 그 이유는 송금수수료가 비싸서, 말이 안통해서, 은행에 갈 시간이 없어서 등등인데, 네팔에서 성행하고 있는 훈디관계자들이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나 외환당국이 이를 포착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외환은행과 네팔의 나빌뱅크간 협약을 통해 송금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서비스(종전 55달러 수준->30달러 수준)를 시작했으나, 월 취급건수가 700~1,000건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한다. 이나마도 네팔의 금융환경을 감안하면 꽤 많은 건수다.

 

 

 

네팔의 카트만두 시내에서 바라본 경치 몇장을 마지막으로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