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가족여행(201406)-서해안 순례(1/6)

무애행 2014. 7. 18. 15:03

1. 여행준비

 

나의 정년퇴직과 작은 아이의 군 입대(의경)을 앞두고 간만에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번잡한 주말을 피해 다녀올 수 있는 날짜를 두 아들과 조율하다 보니 6월 2일(월)~4일(수)가 나왔는데, 마침 4일은 지방 동시선거일이라 임시 공휴일이어서 큰 아이는 이틀간 휴가를 내기로 했다. 물론 5일(목) 새벽에 다시 근무지(강원도 홍천군 내면)로 갔다가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말이다.

 

6월 2일은 충남 태안군 신두리사구 해변(하늘과바다사이 펜션)에서, 그리고 2일은 전북 부안군 격포(변산 대명콘도)에서 머물기로 했다.

 

원래 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4월 중순경에 4박 5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려고 했었는데,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6월초로 늦추게 되니 벚꽃과 동백꽃은 지고 부처님의 흔적은 여전하지만 수수한 경치 정도가 여정에 남게 되었다. 일정도 4박에서 2박으로 줄이고 보니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동진해서 전남 순천까지 둘러 보려던 계획도 전북에서 끝나게 되었다. 특히나 영광 법성포~신안~해남의 땅끝마을~순천이르는 구간을 뺄 수 밖에 없었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세월호 침몰지점이 땅끝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다 아직도 실종자 수색작업이 끝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이 구간은 은퇴후에 집사람과 함께 여유를 갖고 방문해야 할 곳으로 남겨 놓았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지나는 이동경로를 감안하여 여러 장소들을 골랐다가 실제로는 태안 마애불상, 해미읍성 등은 시간관계상 들르지 못했다. 그리고 서천의 동백정과 고창의 선운사 빠졌는데, 동백꽃이 좋은 시절에 여행을 떠났더라면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이었기 때문에 여행시기 조정과 일정 단축으로 인해 빠지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2박 3일 동안 백제의 미소가 아름답다는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 개심사, 태안의 신두리 사구와 두웅습지, 천리포 수목원, 서산 간월암, 군산~부안사이의 새만금방조제, 변산반도의 채석강과 적벽강, 내소사를 둘러 보았다.

 

 

2. 여행 첫날(2014/06/02, 월)

 - 날씨: 비오고 흐림(서산마애삼존불상 관람이 끝날 무렵 비가 내렸고, 개심사관람시에서는 비를 맞지 않았음)

 - 식사: 아침-집밥, 점심-행담도 휴게소, 저녁-광어회(태안 항포구횟집)

 - 방문지: 서산 마애삼존불상, 개심사

 

 

여행준비는 비교적 간단하게 했다. 가급적 지역특산물을 파는 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는 것으로 하고, 이틀치 아침요기 거리로 햇반에다 즉석 북어국+미역국을 그리고 김치 등 반찬거리도 조금 챙겼다. 대신 차 안에서 먹을 간식거리는 충분하게 가지고 갔다. 일기예보를 보니 계속 비가 내린다고 해서 바람막이 등 보온이 될 수 있는 옷가지를 더 넣었다.

 

집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아홉시 가까이 되어서 길을 나서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양재~과천~의왕을 거쳐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다. 특히 서울을 빠져나가는 데만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마도 월요일 아침이라 길이 더 많이 막혔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전은 큰 아들과 번갈아 하기로 하고. 차는 큰 아들이 몰고 다니는 투싼을 가져갔다. 첫날에는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흠, 저기는 주차구획이 아닌데...

주차장에 차들이 꽤나 많이 서 있다. 이 우중에 어딜 가시는 길인지?

 

 

 

길을 일찍 떠났다면 서산읍내에서 유명하다는 '게국지'나 광릉식 숯불불고기집에서 밥을 먹었을 게다. 하지만 서해대교를 건너면서 이미 점심 때가 된지라 휴게소 식당에서 네 식구가 각기 다른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은 면류로, 나와 집사람은 밥을 선택했다.

 

고속도로를 나가 고풍저수지를 지나서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이 모셔진 곳으로 가는 중이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데, 여기 큰 규모의 주차장이 있다.

 

왜 인터넷의 지도에서 서산마애불을 치면 자동차길 안내 목적지로 용현집이 나오나 했다.

여기까지 와서 차를 세우고(주차장에는 용현집 전용주차장이라는 표식이 있다) 걸어 올라가야 한다.

 

서산팔경을 안내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마애여래삼존불상과 개심사, 간월암은 제대로 구경을 했고, 한우목장은 지나가던 길 옆에서 사진 몇장 찍는 것으로 대신했으며 해미읍성은 그냥 성벽옆으로 지나치고 말았다.

 

다리를 건너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입구에 공사안내문이 떡하니 서 있다.

예감이 불길하다.

언제 빗방울이 떨어질지 몰라 우산을 챙겨서 갔다.

 

 

불이문(不二門) 밖에 있는 건물은 보통 절집에서 볼 수 있는 요사채나 대웅전이 아니라 이 곳을 관리하는 사무실이다. 다른 곳 같았으면, 절을 다시 세우고 조석으로 예불을 드리는 스님들이 있을텐데 너무 깊은 곳에 숨어 있어서 스님들 발길이 끊어졌나 보다. 

 

공사를 하기 위해 비계를 세워 불상을 가려 놨네. 저 석축은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하는 수 없이 구조물 사이로 부처님의 미소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 미소가 빛의 많고 적음에 따라 또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인다고 하는데,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은 비구름이 잔뜩 낀 날에 여기까지다. 그리고 진짜 빛을 제대로 받게 하려면 앞쪽의 나무들을 베어내야 하지 않을까?

 

 

 

 

 

 

10여분이나 머물렀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왔다.

우리 가족 말고는 이 곳을 찾은 이가 아무도 없어 정말 조용하게 우리끼리만 둘러볼 수 있었다.

 

구글을 통해 퍼온 사진

 

 

마애불의 미소에 대해서는 아래 글들을 참조

http://blog.daum.net/aejilove/719

http://blog.daum.net/robustus/16887637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pk4563&logNo=90192679150

 

 

여기서 계곡을 따라 더 올라가면 보원사지에 닿는다고 하는데,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 곧바로 개심사로 가기로 한다. 

용현집에서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니 개심사 주차장에 닿는다. 오늘은 주차장 왼편의 차길을 따라 올라간다.

다행히도 이동중에 내리던 비가 그쳐서 상왕산 개심사는 찬찬히 구경할 수 있었다.

 

개심사 뒤편으로 산을 넘어가면, 용현골 계곡에 있는 보원사지에 이어 마애여래삼존불상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되어 있다(돌아와서 지도를 보니 이해가 된다).

개심사는 예전에 회사에서 연수프로그램중 문화이해를 돕기 위한 일정을 넣어 단체로 방문한 적이 있다. 여기가 일주문을 통해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연못의 물이 조금만 더 맑았으면 좋았을텐데.... 

 

 

개심사 현판. 마당에서 이 건물을 보면 안양루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범종각이다. 여기도 기둥은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이지만, 콘크리트로 만든 기둥 받침에 금이 가 있는 게 눈에 조금 거슬린다.

종 밑도 구멍을 뻥 뚫어 놓아 종소리가 어떻게 맥놀이를 할지 모르겠다.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무량수각(無量壽閣) 툇마루에 앉아 있는 집사람, 뭔 생각을 저리 하고 있을꼬?

 

 

 

무량수각 맞은편에는 설선당이 있다. 아래 사진은 서까래 모습

 

 

많은 벌들이 대웅전 벽에 붙어 있는 이유가 뭘까?

 

 

 

 

 

 

자세히 보니 꽃 이외에도 나뭇잎에 벌레들이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마치 꽃처럼 보인다.

 

 

 

내려오면서 한 컷!

 

원래는 커다란 나무였으리라. 지금은 잘라낸 밑둥에서 새로운 가지가 나오고 있다.

 

 

 

 

차길을 따라 걷다보면 소나무 숲의 풍경이 좋다.

 

 

 

 

 

 

 

버찌가 익어가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차길을 따라 움직였더니 일주문과 그 위에 계단이 시작하는 곳에 있는 '세심동-개심사입구'라고 쓴 곳의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기를 포함한 사진과 설명은 아래 주소들을 참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easycyh&logNo=80193546260 

http://blog.daum.net/j68021/13746395

 

 

개심사에서 내려오다가 저수지 건너편에 있는 목장을 보니, 

넓은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관령 목장과 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참 제주도에도 한우목장이 있나?

 

 

 

 

소떼를 배경으로 신창저수지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올해 강수량이 적어서인가, 아님 장마철 많은 비를 예견하고 미리 물을 뽑아내서인가, 저수지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태안 읍내를 거쳐 신두리사구에 있는 예약한 숙소(하늘과바다사이 펜션)에 들어왔다.

읍내를 벗어나자마자 오른쪽에 있다는 태안 마애불은 표지판만 보고 지나쳤다.

 

숙소 근처에 오니 다시금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숙소는 전체적으로 4명이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갖고 있었지만, 화장실은 너무 좁은 데다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없고 샤워실은 넓었지만 샤워기가 딱 하나만 있었다. 잘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다.

 

 

 

 

 

2007년 11월 어느날, 연수활동의 일환으로 직장 사람들과 단체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사진과 비교하니 사뭇 색깔이 다르다. 봄에 벚꽃이 필 때 가면 또 다른 모습이리라.

 

 

 

 

 

 

 

 

 

 

 

 

 

 

 

개심사 왕벚꽃 모습은 여기를 참조

http://blanchepoupe.tistory.com/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