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스탠리로 가기 위해 교역광장에 왔을 때, 이처럼 길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음료수를 마시거나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뭐지?' 했었다. 그런데 스탠리에서 돌아와 보니 여전히 같은 모습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육교 보도로 올라갔는데,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 때 집사람이 '혹시 이 사람들, 필리핀 가정부 아닐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니 오늘은 일요일. 필리핀에서 일하러 홍콩에 온 사람들도 일요일은 쉬는데, 이처럼 한군데 모여서 자기 나라 말로 고향 이야기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얼른 맞장구를 쳤다. 작은 아들은 이런 모습이 꽤나 충격적인 듯 별 말이 없다.
이에 작은 아들에게 임금 격차와 노동이동의 자유성 등에 대해 담시 이야기를 해 줬다. 한 나라가 가난해 지면 그 국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게 되는지도 포함해서. 울 아들도 경제학과 5학기를 마쳤으니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을 게다.
16:20, 사진이 좀 희미하게 나왔지만 저 표시가 바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오전 10시 이전에는 반산(半山; 산 중턱. 여기는 고급주택가라 한다)에서 하행방향으로 운행하고, 그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위로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운행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열시 넘어서 가야 올라가는 것을 타 볼 수 있단다(아침 일찍 이걸 타 보려면 택시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가서 출근하는 시민들과 함께 타고 내려와야 한다).
한자로는 中環至半山自動扶手電梯系統/ 대륙식으로는 中环至半山自动扶梯系统이라 쓰고, 영어로는 Central-Mid-Levels Escalator and Walkway System이라고 표현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다가가는 집사람과 작은 아들. 아래 3장의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복사한 것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광경.
작은 아들이 맛있는 커피집에 들르자고 해서 얼마가지 않아 길가로 내려왔다.
맛있는 커피집이란 다름 아닌 Pacific Coffee. 여기에서 시원한 커피 2잔을 HK$71을 주고 산 다음, 심심할 때 먹으려고 준비한 과자를 꺼내어 먹으면서 잠시 쉰다. 안에 자리가 없어 잠시 기다려야 했다(여기도 노트북 등을 가져와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국 처자들도 서넛 볼 수 있었다.
얼마후 매형께서 전화로 Queen's Road에 있는 GAP매장앞으로 내려오라고 하신다. 나는 무심히 걷다가 여길 지나쳐 Land Mark 건물까지 갔었다. 다시 돌아와 4촌 큰 누님까지 길가에서 합류했는데,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우리를 어느 가게에 데려가셨다. 이불보로 쓰면 아주 시원한 감촉이 도는 천이 있어서 그걸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다고 하시네. 집사람이 극구 사양을 하니, 그제서야 저녁 예약을 한 식당으로 가자고 하신다.
길가에는 여전히 필리핀 가정부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심지어 일요일에 차없는 거리로 지정된 곳에서는 아예 큰 길을 점령하고 있다.
매형께서 예약한 맛집은 바로 북경루 Peking Garden Restaurant (Alexandra House)다. 여기는 예약좌석당 1시간 30분 이내에서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늦으면 그만큼 식사할 시간이 줄어드니 서둘러 가자고 하신다. 사실 두 분을 모시고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식당 내부나 음식 등의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없다. 간신히 입구 사진 하나 찍었다.
아래 블로그에서는 내가 갔던 북경루라는 음식점을 잘 소개하고 있다.
http://selyhr.blog.me/220805652960
매형께서는 올해에 맞는 내 환갑을 미리 축하한다고 하시면서, 와인을 주문하셨다. 베이징식 오리 한마리에다 서너가지 단품을 곁들이니 우리 다섯이서 다 먹기 어려울 정도로 양이 많았다. 작은 아들에게 살짝 사진을 찍도록 해서 그나마 누님과 매형 사진을 가져올 수 있었다. 결혼 50년이 넘은 두 분이 모두 많이 늙으셨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마친 때가 7시 반인데, 거리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우린 택시를 타고 매형 집으로 가서 누님께서 특별히 준비한 열대과일을 맛있게 먹었다.
이제 작별을 해야할 시간이다.
매형 집에서
센트럴 역에서 MRT를 타고 침사추이가지 이동한 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자려고 누우니 두 분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오늘은 소주도 마시지 않고 곧바로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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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날이다.
어제 집사람과 작은 아들이 마카오 유미유미에서 사온 에그타르트를 맛있게 먹은 것을 보고, 아침 일찍 에그타르트를 사러 갔으니 8시부터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빈손으로 호텔로 돌아왔다. 참, 이 집은 문도 6시 반에 연다고 되어 있었으나 내가 간 날은 손님을 안에 들이지 않았고 재차 물어보니 7시에 연다고 했다(어제 냉방기 고장 여파가 아직 남아있나?).
아침을 적당히 끓여 먹고, 서둘러서 호텔을 체크아웃한다.
10시 15분에 옹핑 케이블카 탑승 예약이니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게 좋겠다.
오늘도 침사추이 지하보도를 이용해 Lock Road로 간다.
06:35, 제대로 영업개시 시간에 맞춰서 왔는데 오늘은 7시나 되어야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근처를 어슬렁 거렸다.
30분동안 싸다닌 곳은 침사추이역 A 및 B 출구 근처다. A2 및 B2 출구쪽에는 한글 간판을 단 식당이 여럿 눈에 띈다(그렇지만 구글검색을 하면 나오지 않음).
07:00, 다시 돌아가니 식당 안에는 이미 여러명의 손님이 있었다.
그래서 에그타르트를 팔라고 했더니, 그것은 8시부터 만든다고 한다. 에잇, 오늘 에그타르트 먹기는 글렀다 하면서 호텔로 돌아왔다. 아들은 많이 아쉬운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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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일): 홍콩섬(스탠리 마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 구경
10. 16:20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소호의 Pacific Coffee에서 커피 2잔 71 cash
11. Peking Garden Restaurant (Alexandra House)에서 저녁(예약좌석당 1시간 30분 이내에서 식사)
11. 오늘 저녁도 매부께서 내심, 이후 택시를 타고 매부집에 들러서 열대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12. Lan Kwai Fong을 지나 센트럴 역까지 걸어 내려온 다음 지하철을 타고 침사추이로 이동, 호텔로 돌아옴.
13. 물 13
8/22(월): 공항이 있는 란타우섬의 보련선사-천단대불 구경을 위해 옹핑케이블카 탑승후, 공항으로 이동
1. 아침 일찍 마카오 유미유미에 에그타르트를 사러 갔으니 8시부터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빈손으로 호텔로 돌아옴. 아침을 적당히 끓여 먹고
호텔 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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