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2017년 7월 울릉도 가족여행 4박 5일_12(본격적인 울릉도 구경2)

무애행 2017. 9. 8. 14:53

소위 '한국 10대 비경'이라는 곳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멋진 풍광을 보고 우리는 울릉도 일주를 계속했다.


가다가 날도 덥고 해서 울릉도 특산품 호박엿 공장(울릉도 공설운동장에서 고개를 넘어 현포로 가다가 왼쪽)에 잠시 들러 몇가지 물건을 샀다.




그리고는 추산리에 있는 성불사로 갔다. 근처에 있는 수력발전소에서는 바로 남쪽에 있는 알봉(해발 538m) 아래에서 솟아나는 물로 수력발전을 하고 있다.



약사대불 주위를 3바퀴 돌고 약간의 시주를 했다.







해가 짱짱하게 내리쬐고 있어서 몹시 더운 느낌이 나는 하루다.

길을 가다보니 이런 곳도 보인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북면 천부리에 있는 '해중전망대'다. 여기도 손님은 우리 일행뿐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저(수심 6m)로 내려가 물고기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 해서 기대가 컸는데, 먹이통 주변에만 고만고만한 물고기들이 어슬렁거린다.








나는 이처럼 깨끗한 바닷물을 보고도 해수욕은 커녕 손도 담가보지 못할 것 같아서(사실 도동항 근처 산책로 옆 바다는 급경사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물에 빠지기 쉽다), 여기서 잠시 손을 담가본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대충 밥 때가 되었다.

오늘 점심은 나리분지에서 먹는다고 한다. 빨리 갑시다.



바닷가에서 차로 10여분 올라가니 나리분지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지금 눈에 보이는 곳에서만 농사를 짓는다고. 그런데 나리분지에 가면 '투막집'과 '너와집'을 꼭 둘러봐야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어서 볼 수가 없었다.


자료: 울릉도에서는 거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와 알봉분지는 성인봉 북쪽 칼데라화구가 함몰해 만들어졌다. 이중 면적 약 2㎢, 동서길이 1.5km, 남북길이 2km에 달하는 나리분지는 울릉도 최대 평지지역. 조선 말기 울릉도 개척민들이 가장 큰 군락을 이뤘던 공간이다. 지금은 십 여채의 가구만이 나리분지를 지키고 있지만 개척당시 이곳에는 90가구가 넘게 터를 잡았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이 살던 집이 바로 투막집이다.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형으로 네귀를 맞춰 쌓아 만든 집을 울릉도에서는 투막집이라고 했다. 강원도 산골 귀틀집과 비슷한데 상상 이상으로 눈이 내리는 울릉도는 집안에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데기를 더했다. 우데기는 비바람을 막기 위해 집 외부에 기둥을 더해 커튼처럼 이엉을 설치한 벽을 뜻한다.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울릉도 개척민들의 삶이 오롯이 묻어나는 가옥이다.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나리분지에 자리한 너와집과 투막집은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여기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내가 울릉도에서 먹은 끼니중 가장 맛있었던 밥이었다.


아까 모노레일 타기 전에 형님들이 막걸리 한병을 사셨기에, 이번에는 내가 동동주를 대접해 드렸다.






식사후 일정에 대해 매니져의 설명이 있었다. 해안선을 따라 좀 더 가서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관음도 연결다리가 최종 목적지인데, 원하시면 성인봉을 등반한 다음 도동항으로 내려와도 된다고 한다.


갑자기 형님 두분이 '그럼 우리는 성인봉을 넘어서 가겠네!' 하신다. 진짜로? 작은 물병 하나씩을 들고 길을 떠나는 형님들!





잘 다녀오시라 하고 여기서 헤어진다. 사실 나와 작은 아들은 모두 성인봉에 오르고 싶었으나, 집사람을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두분 형님은 시원하게 '잘 다녀오겠네' 하시면서 길을 떠난다.




천부리로 내려가 동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마도 딴바위 일게다.



그리고 이어서 삼선암이 나타난다. 매니져의 구수한 설명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관선터널 공사장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관음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려면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_바로 위 사진에서 흰 기둥처럼 보인다>해 관음도쪽으로 가다보면 저 멀리 삼선암과 우리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괭이갈매기가 여기저기서 날아다니고 있다.






우리는 매니져의 제안대로 현수교 끝까지 가서 관음도에 한발을 디딘 다음 돌아나왔다. 이 섬은 어제 가 본 죽도와는 달리 무인도로 이렇게 더운 날씨에 괜히 고생할 필요가 없다 한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멋있다. 저 멀리 죽도가 보인다.








너희들은 올해 부화한 새들이로구나!




집사람이 갖고 있던 과자 부스러기를 새들에게 던진다.





사자바위라 했던가? 남양항 근처 남서터널 부근에 있다.



도동항으로 돌아올 때는 해안가 길이 아니라 산 위로 올라가 윗통구미로 해서 내려왔다.





다시 사동항을 거쳐 도동항으로 돌아왔을 때는 오후 4시가 채 안된 시각.

이제 짐을 싸서 강릉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한다.


어제 오후와 오늘 하루종일 같이 놀아준 '엄마를 모시고 온 두 아들팀'과 작별을 한다. 성인봉에 가신 두분 형님께서도 잘 내려오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