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나

2018년 4월 도봉산(우이암~오봉삼거리~마당바위)

무애행 2018. 5. 26. 16:01

양호산악회의 4월 산행 들머리는 우이동이다. 


여기서 우이암을 거쳐 오봉삼거리로 능선을 타다가 관음암-마당바위-도봉산입구로 하산하기로 했다. 이 코스의 난이도는 제법 높은 편(원통사에서 우이암 오르는 길, 우이암에서 오봉삼거리까지 능선길이기만 좀 험한 곳, 오봉삼거리에서 관음암까지도 다리 짧은 사람은 고생 좀 해야 함)이다.


조기천양고기집 아래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출발



원통사 오르는 길에 삼각산을 한번 쳐다보고(이 날 아침에는 기상상태가 좋질 않았다)



곧이어 진달래가 만발한 등산로를 따라 원통사로 오른다. 등로 곳곳에는 채 녹지 않은 눈이 보이기도 했다.







불과 며칠전, 봄을 시샘하는 눈발이 날리더니 눈 녹은 물이 도랑에 모여 작은 물줄기를 만들었다.



우이암과 원통사가 살짝 보였는데, 가까이 가 보니 원통사는 축대 무너진 곳을 보수하고 있었다.








고도가 높아지니 여긴 이제서야 꽃망울이 맺혔다.



우이암 근처에서 점심요기를 했다. 우리 주변에 모여든 고양이 두마리가 귀엽기는 한데, 우린 이들에게 음식 한점도 주질 않았다.







우이암을 능선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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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에 소의 귀처럼 생긴 신령스러운 봉우리가 있고, 그 봉우리 아래에 있는 마을의 이름을 우이동이라 한다.

서울시 강북구 도봉산 아래에는 우이(牛耳:소우, 귀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많다. 사람들이 사는 동네의 이름도 우이동이고, 도봉산에서 중랑천으로 흐르는 하천의 이름도 우이천이다. 거기에 서울에서 송추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도 우이령이니 도봉산 아래에 터를 잡아 생활하는 사람들은 우이라는 이름을 입에 달고 사용하는 것이다.

우이암은 도봉산 우이능선의 정상부인 해발 542m에 위치하며 소의 귀를 닮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관음보살이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모습이기에 불교신자들에게는 관음성지(觀音聖地)로 여기지는 곳이다.


자료출처 http://picpen.chosun.com/view/picpenViewDetail.picpen?picpen_seq=2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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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가서, 우이암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고(이 후배는 우리 일행중 가장 산을 못타는 사람중 하나였으나, 지난 번 도봉산 다락능선을 오른 후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북쪽의 도봉산 주봉들을 바라본다.






이어서 오봉이 나타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좋은 일이다.







지나온 길






오봉삼거리에서 관음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우이암



관음암 근처를 지나며(아마도 신선대일 것 같은데, 꼭대기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마당바위 근처에서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까마귀, 제법 큰 몸집이다.


정말 까마귀 고기를 먹으면 기억력이 감퇴할까?




마당바위를 지나니 다시 진달래가 보인다.





그리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다.




매번 이 곳을 무심하게 지나치곤 했는데, 오늘은 '물 속에 잠긴 글자가 뭔고?' 하면서 자료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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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 주변 도봉산자락에는 옛 선인들이 한문을 연마하거나 교유를 즐기면서 바위에 새겨 놓았던 각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도봉산 입구에 있는‘道峯洞門(도봉동문)’의 네글자와 도봉서원 부근의 계곡바위에 주자의 시를 큰 글자로 써서 새긴 ‘霽月光風更別傳聊蔣絃誦答潺湲(제월광풍갱별전 요장현송답잔원)’의 열네 글자는 모두 우암 송시열선생의 친필이다. 이 시구는‘비 온뒤 맑은 바람 달 별천지로세 거문고 뜯고 글 읽으며 잔잔한 물소리와 어울리리’라는 의미이다.


암각문들 중 도봉계곡의 가장 위쪽에 있는‘高山仰止(고산앙지)’는 문곡(文谷)김수항(金壽恒, 1629 ∼ 1689년)이 글씨를 새긴 것인데‘, 高山仰止(고산앙지)’는‘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라는 뜻이다.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1641∼1721년)는‘舞雩臺(무우대)’를,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 1606∼1672년)은 ‘廉洛正派洙泗眞源(염락정파 수사진원)’의 글씨를 남겼으며, 도암(陶庵) 이재(李滓, 1678∼1746년)는‘光風霽月(광풍제월)’을 남겼다.

이외에도 산계곡에는‘伏虎洞天(복호동천)’‘, 問師洞(문사동)’ 등의 암각글씨가 현재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http://tour.dobong.go.kr/Contents.asp?code=10003490



역사문화길 소개

서울내 유일한 서원인 도봉서원과 서원을 출입한 조선 선비가 남긴 바위글씨(각석군)를 통해 아름다운 도봉산과 계곡 그리고 선현의 학문과 사상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역사문화 생태 탐방코스이다.

  • 코스4: 도봉서원과 바위글씨 길 코스
    도봉산역→ 탐방지원센터→ 도봉동문(바위글씨)→ 가학루와 용주담, 필동암(바위글씨)→ 제일동천(바위글씨), 연단굴, 만석대(바위글씨)→ 무우대, 제월광풍(바위글씨)→ 염락정파(바위글씨)→ 고산앙지, 광풍제월(바위글씨)→ 도봉서원→ 북호동천(바위글씨)→ 서광폭, 화락정(바위글씨)→ 문사동(바위글씨)(문사동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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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앙지는 분명히 보이는데, 주변에도 글자를 새긴 흔적이 살짝살짝 보인다. 





꽃이야 세월의 무상함을 알겠냐마는 










도봉산입구 탁배기 집에서 꽃잎을 띄워 막걸리 한잔을 마신다. 기분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