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큰 물이 난 다음의 중랑천, 그리고 자전거 교체

무애행 2018. 10. 16. 10:54

올해는 봄가뭄 걱정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몰아닥친 뜨거운 열기에 장마전선은 세력을 잃고 대지는 날마다 설설끓더니 광복절을 기점으로 갑자기 아침 저녁이 서늘해졌다.


그렇지만 기다리던 비는 내리지 않고 전국의 저수지가 말라갅다는 소식에, 오죽하면 태풍이라도 불어와서 시원하게 빗줄기를 뿌려주었으면 했을까?



일주일에 한번씩은 자전거를 타리라고 했지만, '기온이 너무 높아서 나돌아 다니다가 쓰러질 위험이 있으니 집에 쳐박혀 있으시오'라는 뜻의 국민재난안전 유의문자를 거의 날마다 받았었다.


그렇지만 8월말에 서울 북부와 경기도 일원에 큰 비가 내렸다. 내려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내려서 비 피해를 입은 곳도 많았다고.


 아래 사진은 의정부 백석천이 흘러넘치기 직전까지 물이 차오른 모습인데, 다행히도 이때쯤 비가 사그러들었다고 한다(사진 왼쪽 끝은 호동교). 다음날 정혜사에 갔더니 수위는 많이 내려갔으나, 산책로 등은 엉망이 되버렸다.







물이 한참 빠진 9월 3일에 자전거를 타러 창동역에 갔다. 창동교에서 중랑천을 따라 청계천과 만나는 지점까지 오르내리면서 본 풍경이다. 역시 홍수로 인한 시설물 피해가 눈에 많이 띈다.








중랑천에 사는 새들은 더 신났을까? 





이번에는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쪽으로 간다. 역시 물에 휩쓸려 내려온 여러가지 물건들이 이곳저곳에 걸려 있다. 그러다가 약한 부분은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 시설물 망가진 곳을 보수하고, 방치된 쓰레기를 치워야할 텐데, 언제쯤 끝나려나?




의정부시청앞을 흐르는 백석천은 발곡역 근처에 있는 동막교 아래에서 중랑천과 만난다. 여기에는 몇년전부터 금잉어 한마리가 살고 있는데, 이번 큰 물에도 어디로 이사(?)가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철새였는데, 이제는 텃새처럼 되어 버렸다.





꽃들도 한창이다.




노원교 근처, 무수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에는 하천유지용수를 방류하는 시설이 있다. 그런데 가끔씩 청소를 해 줬으면 어떨까 한다.





의정부 장암동에 새 위락시설(아일랜드 캐슬)이 들어었다. 예전 라전모방 자리인데, 이렇게 문을 열기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한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부디 앞으로는 장사가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안내판은 비교적 신속하게 복구되었다. 그런데 종전과 같은 굵기로 만들었네.





9월 중순에 여느 때처럼 창동교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송정체육공원쯤해서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누군가가 훔쳐간 내 자전거 뒷바퀴와 기어박스를 중고로 채워넣었더니 기어변속이 잘 되지 않고(나중에 다른 집에서 체크를 해보니, 8단 기어를 끼웠어야 하는데 7단 기어를 넣어서 그랬다고), 바람이 자꾸 빠지는 현상이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더 참기 어렵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자전거 수리점에서는 제대로 수리하려면 하루를 기다려야 하고 수리비도 10만원 가깝게 나온다 한다. 그러더니 아래 자전거를 10만원에 가져가라고. 


내게는 조금 큰 듯 했지만, 타다가 안되면 중고로 팔 요량으로 그러자고 했다(속도를 중시하는 싸이클용이어서 심지어 자전거를 세워 놓을 때 쓰는 지지대도 없다).





어느 작가가 중랑천변에 세운 작품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순간속도가 시속 20km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간휴식을 감안하면 평균속도가 15~16km 정도 된다.


이번에는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용비교 근처까지 내려가서 의정부 민락동의 송산1교를 왕복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처럼 좋던 날씨가 의정부에 갔을 때는 한동안 비를 뿌리는 심술을 부렸다.  




이렇게 비를 뿌린 후, 금새 날이 갰다. 심술궂은 날씨다.




오랫만에 수양버들을 본다.



오늘은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다섯시간동안 65.5km를 이동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후 가장 긴 거리를 움직인 것이다.



도대체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는 언제 끝낼 심산이냐?

며칠 사이에 공기를 1년이나 늘려놨구나(2019년말->2020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