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2017년 9월 양주 나리공원 천일홍축제_꽃밭으로 변한 고향동네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

무애행 2017. 10. 6. 13:17

며칠전, 중국어수업 시간에 누군가가 경기도 양주시 나리공원에서 펼쳐지는 '천일홍 축제'에 다녀왔다는 이야길 했다.


나리공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니, 내가 살던 동네이자 우리 집안의 종가가 위치한 고향 아니던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더니, 정말 그렇다. 논과 밭 그리고 야트막한 구릉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곳인데, 내가 살던 동네 한 가운데로는 큰 길이 나 버렸고 내가 살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우리 집안의 종가만 섬처럼 덩그라니 남아있다(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으면, 종가와 사당도 어디론가 이사를 가야 할 뻔 했다).



집사람에게 고향에서 열리는 꽃 구경을 가자 했더니 좋다고 한다. 

나는 아래 사진속의 현위치 근처에 차를 세우고 꽃밭으로 들어갔다.






저 쪽에 보이는 능선은 천보산 줄기로 의정부에 이르러서는 정주당산에서 끝이 난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사진에 찍혔지?







저 숲 뒤에 우리 집안 종가가 있다. 여기서 불과 200여m.
















천일홍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란다.













내가 간 날은 평일이어서 차가 많지 않았다.






상전벽해 (桑田碧海) 



구경을 마치고 종가에 들러 형님께 인사를 드릴까 하다가, 공연히 폐만 끼치는 것 같아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형님을 추석 전날에 안방학동 중시조 묘소에서 열린 '중추절사'에서 만나, '엊그제 그 곳에 다녀왔습니다 했더니', 공원에 드나드는 차 때문에 불편하기가 이를데 없다 하신다. 심지어는 집으로 드나드는 공간까지 쳐들어와서 마구잡이로 차를 세우려 한다고.


그저께 추석날 사당에 참배를 하러 갔는데,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많은 차들이 동네길까지 점령하는 바람에 형님이 사시는 집 안으로 들어가기가 쉽질 않았다.


하다못해 조카들이 '여기는 사생활 공간이고 문화재 보호구역이니 출입구를 막지 마세요'하는 입간판까지 세워놨을까. 내년부터는 입장료를 조금씩이라도 받으라 건의해볼까? 그러면 사람들이 덜 몰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