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2018년 10월 서울 강남구 선릉과 정릉

무애행 2018. 10. 17. 20:38

실크밸리동호회 장회장님과 점심을 같이 한 후에, 저녁 약속시간(서초역 인근, 오후 6시)까지 여유가 생겼다.


기온은 조금 쌀쌀한 편이었지만, 산책하기에는 별 무리없는 날씨여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선릉과 정릉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 10번 출구로 나왔는데(지하철 역에서는 이쪽으로 안내가 되어 있다), 도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좀 헤매다가 결국 입구까지 가장 먼 거리를 택해서 걷게 되었다. 선릉역 10번 출구에서 삼성역쪽으로 걷다가 '테헤란로 69길'을 보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출입구까지 가장 가까운 길이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900원에 판다 하기에 가까이 가 봤더니, 무인주문기로 주문과 계산을 마치면 안에서 해당 제품을 내 주는 시스템이다. 난 1800원짜리 라떼를 한컵 주문했다(근처에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다는 집이 또 있었다).




간신히 입구를 찾았다. 입장료는 1000원.

전체 안내도를 보고 '어디부터 관람을 시작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입구 오른쪽에 있는 정릉부터 보기로 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근처에 씨알이 굵은 도토리가 널려있다. 산책로 주변 나무등걸에는 버섯도 피어났고.





정릉 홍살문 근처에 갔다가, 이걸 봤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장끼(성체 꿩의 수컷)가 보이는구나.




정릉은 조선 11대 임금인 중종의 능이다. 원래 능은 두번째 왕비인 장경왕후의 희릉과 함께 서삼릉에 있었는데, 세번째 왕비인 문정왕후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모셨으며 장차 자신도 이 곳에 묻히고자 하였으나, 이후 홍수피해가 잦자 문정왕후 묘는 태릉에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래서 왕비만 셋을 두었던 중종은 아무 왕비와도 같은 묘역에 있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아버지인 제9대 임금 성종과 생모인 정현왕후 능 근처에 묻혔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정릉은 곡장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길이 없어서 여기 정자각에서 목을 길게 빼고 바라봐야 한다.




영조때 새로 세웠다고 하는데, 새로 세운 이유는 모르겠다.




정릉을 구경한 다음, 산책로를 따라 선릉의 정현왕후릉(11대 중종의 생모)으로 이동했다.

여기는 왕릉과는 달리 봉분을 둘러싼 병풍석은 없다(난간석만 보임).


여기서 잠깐 성종의 왕비를 살펴보면, 정비 공혜왕후는 후사없이 18세에 일찍 죽었다. 그리고 공혜왕후의 요절후 일찍 후궁으로 맞이한 숙의 윤씨를 왕비로 간택한다(신숙주의 조카였던 폐비 윤씨는 성종보다 2살 연상이었으나 성종의 첫 아들을 잉태하면서 그의 총애를 받게 된다. 그리고 공혜왕후가 서거하자 곧바로 후궁에서 왕비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이후 폐비되었고, 성종은 왕비 간택 건의를 뿌리치고 다른 후궁인 숙의 윤씨를 승급시켜서 왕비로 삼는다. 이는 정현왕후 중종의 생모가 된다. 












예전에는 능을 고친 후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석물을 땅에 묻는 일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정현왕후릉 봉분 아래에 옛 석물이 하나 드러나 있다.



선릉(성종)이다.








이 묘역은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형식(같은 능역안에 있지만, 서로 다른 언덕에 봉분과 석물을 배치한 이봉이실(二封二室)의 능 형태를 말함)이어서 정자각이 두 봉분 사이에 위치한다.


그런데 선릉비 음기중 '정현왕후를 좌측에 모셨다'는 내용이 이상해서 나중에 문화해설사에게 질문을 했었다. 북쪽으로 머리를 둔 왕의 기준으로 보면 왼쪽이 맞다고 한다.










역사문화관에 들어가 공부를 좀 더 했다.













남는 시간에 산책로를 돌아다녔다.


계절이 바뀌는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줄기라 하더라도 시드는 것은 차이가 있구나.






산책로는 꽤나 여러 갈래로 나 있다.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있고.






여기는 재실이다. 근처에 감과 산수유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으며, 500년 이상 된 은행나무가 있다고 했는데 너무 커서 밑둥만 사진을 찍었다.










까마귀와 까치가 같이 노니는 장면도 보고







은행과 도토리 떨어진 것도 보고




약속시간이 되었으므로, 친구가 고른 '막걸리 이야기'란 집(서초역 근처에 있다)으로 갔다. 목이 말라서 배다리 막걸리를 한잔 마신다.





이날 우리 일행이 마신 막걸리를 모아봤다. 이 집은 쥔장이 권하는 순서대로 술을 마셔야 제대로 된 향취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결혼 36주년을 맞은 동기를 위해 맥주를 한잔 더 마셨다.




팔도막걸리가 아니고 칠도소주 사진이라는 걸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