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햐흐로 9월 중순, 몬순이 막바지에 든 시기다. 회사에서 나눠준 달력을 보니 무슨 휴일이긴 한데, '여성에 한함(Only for Women)' 이렇게 되어 있다. 집에 돌아오니 가사도우미도 '저 내일 쉴께요' 한다. 무슨 날인가 찾아봤더니, 힌두 여성들이 기혼자의 경우는 붉은 색의 옷을 입고 남편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빌기 위해 쉬바신에게 경배를 올리고 하루 종일 단식(심지어는 물도 안마신다는..)하면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보내는 날이라 한다*. 미혼자는 좋은 남편감이 어서 나타나기를 기도한대나. 그래서 가사도우미(미혼이다)에게 하루를 쉬라 하고, 신전에 바칠 공양물을 살 때 보태라고 200루피를 주었다.
* 그믐날로부터 3일째 되는 날(즉 음력 초이틀)로서 네팔력 제 6월(그레고리력으로는 2012.9.17에 시작)에 떨어지는 날이 축제일임. 올해는 네팔력 제 6월 1일과 음력 8월 1일이 같은 날임<여기 음력은 가끔 한국과 하루 차이가 있으며, 음력 10월 1일이 네팔 음력기준 새해 시작일로서 국가공휴일임>
** 네팔에서 가장 유명한 쉬바신전인 카트만두의 파슈파티나트에는 보안요원만 6,000명을 배치하고 질서유지를 위한 자원봉사자도 3,500명에 달하다고 한다. 이는 이 날 파슈파티나트에서 쉬바신에게 공양물을 올리려는 여성들이 각종 장신구(특히 금으로 만든 것)로 한껏 치장을 하고 나타나는데 이 때를 노린 소매치기 날치기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도우미에게 너도 파슈파티나트에 갈 거냐 물었더니 집 근처에 있는 쉬바신전에 다녀온다 한다.
회사 사무실에도 끊임없이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점심을 먹으려 나서는데, 회사 문 바로 앞에 있는 쉬바신전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이런 날은 어딜가나 구경꾼이 가까이 있다(나를 포함).
어린이를 포함해서 붉은색 옷(계통 포함) 일색이다.
쇠창살로 구획된 방안에서는 춤이 한창이고(노래는 참석자들이 직접 따라 부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대변화를 반영해서 대부분 녹음기를 트는 것 같다), 여긴 일단 여자들만 있다.
얼핏 보면 한국 어린이와 구별이 되질 않는다.
오후에 회사일을 서둘러 마치고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다는 파슈파티나트로 가려고 했더니, 기사왈 '그 주변은 교통을 통제해서 갈 수 없습니다' 한다. 그래서 그 동안 공항방면을 오가다가 눈여겨 봐덨던 곳, Siphal(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임; 발음 주의) 운동장으로 갔다. 여기도 경찰이 통제선을 치고 있었으나, 주차하려 한다고 하니 길을 열어주었다. 이 운동장 한켠에도 이미 천막이 쳐져 있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운동장 가운데쪽에는 남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천막 안에서는 이미 음악에 맞추어 춤이 한창인데...
아, 이 넘들은 오늘 자기 엄마랑 누나가 하루종일 단식중인 거 몰라? 물도 안 마신다는데...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소강상태를 유지하다가 다시금 내리기 시작한다. 천막 밖에서 놀이판을 준비하던 여인들이 모두 천막 안으로 몰린다.
구경꾼들이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통제선을 만들었다.
이 아동들은 내가 사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사진좀 찍어 줘!' 라고 하며 자세를 잡는다. 한참을 이 곳에서 구경하다가 파슈파티나트로 옮기려고 했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또 포즈를 취한다(두번째 사진에서는 머리카락이 비에 많이 젖었다).
밖엔 비가 내려도 천막안에서는 즐겁기 그지없다.
바로 앞에 있는 천막 안에서는 구경꾼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거의 다 남자다(아마도 자기 아내 혹은 누이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지).
지금은 파슈파티나트로 이동중. 시내 한복판에 이런 정글(그냥 울창한 숲)이 있고 원숭이들이 뛰어 논다. 이 숲 가까이에 사는 사람들은 음식 간수할 때 원숭이의 습격에 대비해야 한다.
아주 오래된 나무! 절반은 이미 죽었다.
큰 길가(Ring Road)에 오니 여기서도 축제분위기는 뜨겁다.
어느 곳은 춤꾼보다 구경꾼이 더 많다.
오늘 아니면 이 대로를 언제 이처럼 편안하게 걸어볼까나? 비가 내리니 각양각색의 우산이 길을 덮는다.
신전 처마밑에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
꼭 붉은 색 옷을 입지 않아도 되는가 보다. 그쪽 계통이면...
그냥 지나칠라고 했는데,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붙들려서 사진 한장을 찍는다. 아까 어린 처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여기 여인네들은 일단 눈이 마주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거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엄마와 세딸? 사진을 찍고 나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은 필수! 아마도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가져왔으면 필름값이 어머어마하게 들었으리라.
관객용 의자는 비에 젖어서...... 저 안에서 춤판이 벌어지고 있다. 쇠창살을 붙들고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외의 관객들은 모두 처마밑에 모여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전 처마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뭐 뺏어 먹을 게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던 원숭이.
건물 안에서는 신명나게 한판!
우산이 없는 관객들은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머리를 들이밀고,
손에 그림을 그린 소녀들(저걸 뭐라 하던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애구, 엄마나 나나 힘들긴 마찬가지 같아요.
이 곳 구경을 마치고 파슈파티나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거리에서 오늘의 히트상품 - 공양물 세트 -를 파는 상인들. 도처에 많은 수의 경찰이 보인다.
이 남자는 무슨 짓을? 야, 오늘은 여성들이 춤 추는 날이야.
파슈파티나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아주 조금 내려갔을 뿐인데,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역시 대세는 붉은 색의 사리!
꼬마들이야 자유롭게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입장이닷(천막 왼쪽에 입구가 있다)! 앞사람과 틈을 만들어선 안되지...
이 쪽(북쪽)에도 줄이 두개 더 있다. 초록색 스카우트 복장을 한 소녀는 아예 맨발이다.
저 문을 통과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했을까요? 줄 맨앞에 서 있던 여인이 3시간 기다렸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가 끝일까?
간만에 다정한 가족을 본다. 남자답게 어린이도 안아주고.
이 광경은 힌두축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바로 저기가 오늘 도달해야 하는 곳인데, 얼마나 더 걸릴지...
밖에서 본당을 바라보며 향불을 올리는 사람도 보인다.
긴 행렬을 뚫고 지나가는 소님!
북쪽 언덕방면 출입구에서도 춤판은 벌어지고,
거리의 화가들, 그리고 작품
어느 축제장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 구걸꾼(장비가 좋다. 작은 선전용 플래카드와 마이크는 필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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