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은 조금 궁색하게 먹었다. 우린 음식준비를 하나도 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전날 저녁 마을 상점에서 라면 몇개와 햇반을 사다가 끓여 먹고, 펜션 쥔장 차를 타고 마천까지 가서 인월가는 버스를 탄 다음, 거기서 남원행 버스를 갈아타고 운봉에 내렸다.
아침에 금계마을에서 본 멋있는 소나무
금계에서 인월까지 다니는 버스편은 많지 않다. 마천에서는 자주 있는데 말이다.
운봉에 내리니, 몇년전인가 아득하지만 지리산 태극종주를 시작했던 바래봉이 보인다. 오늘은 저 능선을 계속 바라보며 걷게 된다. 국립축산과학원과 허브밸리를 지나면 천지사에서 등산길이 시작되고, 바래봉 서쪽으로 올라 정령치-만복대-성삼재로 능선이 이어진다. 그 때 7월 31일의 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이고 11시쯤 산행을 시작해 노고단 대피소까지 걷다가 거의 탈진할뻔 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남원행 시외버스는 우리를 운봉읍사무소앞에 내려주고는 사라진다. 우리는 읍내에 들어가 운봉농협 하나로마트4거리에서 김밥(횡단보도 바로 앞에 김밥집 있음)을 산 다음 길을 떠났다.
네이버 지도상 이 구간 지리산 둘레길은 남원양묘사업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람천 뚝방길을 따라 서남쪽으로 가게 되어 있는데, 우린 춘향골맛 김치공장까지 60번 도로를 따라 그냥 걸어가다가 엄계마을쪽으로 방향을 틀어 뚝방길로 들어섰다.
저 앞에 행정마을의 '개서어나무 숲'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숲쪽으로 조금 돈다(이 구간은 둘레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시 람천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후는 안내표지판대로 걷는다.
정령치 동북쪽에 있는 큰 고리봉에서 백두대간이 노치마을로 내려온다.
노치마을의 안내판. 나는 정령치에서 백두대간을 이어가면 될 것 같다.
여기쯤에서 물길이 동서로 나뉜다. 동쪽은 낙동강으로 빠지고, 서쪽은 섬진강으로 흘러내린다.
여기 정자나무 숲(비닐하우스 집에서 아무것도 사 먹지 않아도 정자 이용은 문제없다)에서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물론 막걸리도 사서 마시고.
서쪽으로 흐르는 물줄기.
지리산 둘레길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우린 구룡폭포를 보기 위해 차길을 따라 걷는다(구룡폭포를 보고 다시 여기까지 돌아나올 필요 없이, 절에서 곧바로 능선쪽으로 치고 올라가면 둘레길을 만날 수 있다).
구룡치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이게 뭐냐고 물었다가 야단 맞았다. 생강을 모르냐고 말이다.
주천~남원구간은 택시로 이동했다. 이 집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고속버스 터미날까지 걸어갔다(꽤 멀다).
일요일 오후라지만, 한산해도 너무나 한산한 남원시내
아침에 길 떠날 차비를 하는 중이다. 누군 반팔에, 누군 가을 옷인데 날이 너무 좋았다.
남원발 고속버스 안에서 한숨 잘 잤다. 집에 도착하니 개운하다.
친구들하고 정말 좋은 시간을 가져서 즐겁다. 담에 또 같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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