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

Durbar Marg를 따라 남쪽으로 Rani Pokhari까지

무애행 2012. 5. 5. 01:31

일요일(2012.4.22), 컨퍼런스에 참가한 외국인 및 주최측 직원들과 함께 박타푸르 더르바르광장을 둘러보고 둘리켈에서 점심을 먹은 후 카트만두로 돌아왔는데 시간이 애매하다. 이왕 시내에 나온 김에 타멜 입구로부터 Ason(Asan이라고도 씀) 시장까지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1. 거리를 걸으며 다시 생각하니 그동안 내가 읽었던 많은 네팔(카트만두) 안내글들이 아마도 네팔에 한참 살아서 척하면 삼천리 식으로 지리와 방향을 다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 한국에서는 그 흔한 지도 하나도 인터넷에서 구하기 어려워(있긴 있으되 너무 작게 찍은 것들이 많아 큰 도움이 되질 않았다) '이 곳에서 저 곳으로' 하는 이야기만 나오면, 또 '어디 어디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데' 이런 대목에서는 솔직히 짜증이 났다. 앞에 쓴 글에서도 '파탄'이라고 했다가 '랄리트푸르'라고 하면 또 이게 어디야?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 25년째 카트만두에 살고있다는 정용관씨가 쓴 '나마스테 네팔'의 80쪽을 보면 '네팔문화 단번에 알아보는 코스'로 타멜에서 출발하여 두르바르 스퀘어를 거쳐 다시 타멜로 돌아오는 코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난 아직도 그 길지 않은 코스에서 세군데 지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페이지에서 가볍게 약식 지도라도 한장 넣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지금 내 곁에는 참조할 만한 지도가 서너개 있고, 구글맵도 이용할 수 있으니 이제 동서남북은 가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지명으로 가면 대화를 망설이게 된다. 카트만두 밸리(Metropolitan Kathmandu)를 크게 3구역으로 나누어서 카트만두-랄리트푸르(파탄포함)-박타푸르라고 부르지만, 박타푸르를 제외한 두 도시는 Ring Road라고 하는 외곽 순환형 도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사실상 하나의 도시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가 어디야'라고 할 때는 파탄인지 카트만두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마치 서울의 동네이름 대듯 한다(예: 발루와터, 타멜, 잠시켈 등). 더군다나 좀 사신 분들은 현지발음과 가깝게 소리를 내므로 영어알파벳에 기초한 소리로만 지명을 알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그게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다(예 Patan - 파탄 vs. 뻐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아, 거기 당신 운전기사가 알아요!' 해 버린다. 이 무슨 소린가. 내 기사가 만약 무슨 문제라도 생겨서 일을 할 수 없다면 난 완전히 길치가 되란 말이렸다. 도대체 네팔에서는 길을 잘 설명해 주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제 두달동안 내 나름대로 지리와 방향을 익혀가고 있는데 그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누가 뭐라고 지명을 말하면, 나는 내가 유일하게 아는 그리고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아는 카트만두의 중심거리인 '두르바르 마그'에서 어느쪽이냐? 라고 되묻는다.  그 다음 지도를 들고, 길 이름과 대충의 거리, 근처에 저명한 지형지물(예: 정부부처가 몰려있는 싱하두르바르, 공항 등)을 물어 확인하며, 파탄지역일 경우 그 중심지인 '풀촉(Pul Chowk)'에서 같은 방법으로 거리와 방향을 확인한다. 그렇지만 이는 한국사람들과 대화할 경우지, 원주민들과 이야기할라치면 이도 어렵다. 지금 어떻게 하면 택시 이외의 대중교통을 잘 이용할 수 있을지 연구중이다(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네팔언어를 다 이해하고, '척 보면 앱니다' 했던 황기순 수준이 되는 것이지만, 쉽지는 않겠다).

 

지도는 

1)카트만두밸리 일원(밸리 남쪽에 파탄이, 동쪽에 박타푸르가 보일 게다. 지도에 형광펜으로 표시된 곳은 꼭 가봐야 한다고 거론된 곳들이다)과

2)개념도,

3)국제공항과 왕궁박물관, 그리고 스와얌부나트가 지도 중간부분에 東에서 西로 잘 나타나 있는 좀더 자세한 카트만두와

4)파탄 안내도,

5)더르바르 마그와 6)타멜 근처 상세도,

7) 호텔에서 나누어주는 안내지도(여기 한국대사관 위치가 틀리게 표시되었는데, 몇년후에나 고쳐질지 모르겠다. 참고로 북한대사관은 파탄의 풀촉에서 머지않은 곳에 있다),

8)그리고 박타푸르 상세도, 마지막으로

9) 네팔전도다.

 

휴대용 접이식지도라서 접힌 부분이 대충 울퉁불퉁하게 보인다. 

 

카트만두 시내는 왕궁박물관 남쪽길(Narayanhiti Path)에서 남쪽방향으로 난 세갈래 길을 중심으로 위치를 파악하면 좋겠다. 세길중 가장 동쪽에 있는 Ram Shah Path는 양방통행길이며 남쪽으로 가다보면 정부청사와 대법원이 위치한 Singha durbar(길 왼쪽에 있음)를 지나 타파탈리(Thapa Thali)로 이어지고 곧 바그마티 강을 건너 파탄시내로 갈 수 있다.  

가운데 있는(즉 정문앞길) Durbar Marg는 Kings Way라고도 불리우며, Jamal Road가 갈라지는 지점부터는 남쪽방향 일방통행길로 바뀐다.

서쪽에 있는 길 Kanti Path는 타멜입구부터 Rani Pokhari앞 Jamal Road 갈림길까지는 양방통행이나, 그 남쪽은 Sundara까지 북쪽으로 일방통행길이다. 즉 Rani Pokhari와 Shahid Gate를 사각형으로 해서 도심을 한바퀴 도는 도로는 일방통행길이다(일방통행로는 여기 말고도 두군덴가 더 있다. 그래서 택시를 탈 경우 빙 돌아가는 일도 생긴다. 세번째 지도를 자세히 보면 길 위에 검은 화살표가 보일게다).

 

 

 

 

 

 

 

 

 

 

 

2. 아침에 카트만두 도심을 벗어나는 시간은 꽤많이 걸렸지만 일단 두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이 고속도로 건설에 일본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름은 Arnico Rajmarg다. 이 도로 덕분에 박타푸르와 카트만드를 오가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다)에 오르니 차들이 시원하게 달린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부 구간에서 시속 4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것에만 유의하라. 이 나라에서는 오토바이는 물론 심지어 자전거도 중앙선 가까이에서 길을 비키려 하지 않는다. 추월을 하고 싶으면 뒷차가 알아서 해야 한다.

 

박타푸르 두르바르광장을 관람하고 다시 고속도로 이용해 동쪽에 있는 둘리켈로 가는 도중에 SANGA라는 지역에 모셔진 쉬바신의 입상이다. 일설에 따르면 이 입상의 높이가 108feet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우리 버스에 탄 안내인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차를 세워주었는데, 이 쉬바신상은 고속도로의 북쪽 그러니까 외곽으로 나가다 보면 왼쪽에 있다. 여기 쉬바신의 눈높이에서 보면 카트만두 밸리가 다 잘 보이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쉬바신의 한 특징은 삼지창이다.

 

쉬바신상의 사진을 찍고 돌아서려는데,  맨 앞에 목줄을 건 염소를 따라 예닐곱마리의 염소가 따라온다. 처음에는 이 염소가 대장인 것처럼 보였는데.. 

 

우리 뒤편에 요렇게 앉아서 대장이 쉬시는구만 했더니,

 

바로 엄한 넘이 엄한 일을 벌이려 한다.

 

 

둘리켈(Dhulikel)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여기 도착시간이 늦은 데다(점심때쯤), 날씨도 맑지 않아서 설산 구경하기가 어려울줄은 알았지만 대충 조망이 이 수준이다. 4월 초순까지가 히말라야 설산을 보기에 좋은 때라 한다. 나가르콧(Nagarkot)에서도 보지 못했는데 하는 생각을 하니 그래도 아쉽다. 여러가지 환경이 나가르콧과 비슷하지만 나카르콧이 조금 더 많은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한다(안 세어봤다).

 

 

 

호텔은 대충 아담한 모습이다. 뒷편으로 그네를 갖춘 놀이터와 야외에서 식사할 수 있는 장소가 보인다. 객실은 좀 더 떨어진 곳에 있는 모양이다.  

 

 

 

날이 좋으면 이렇게 봉우리들이 보인다고 하는데... 

 

1998년에 수상이 다녀가셨다네요. 

 

 

 

에어컨이 빵빵까지는 아니지만 잘 나오는 관광버스를 타고 다녔다. 

 

3.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내 중심가를 둘러보자. Yak & Yeti 호텔 입구의 담장인데, 여긴 참 멋있어 보인다. 허나 뒤돌아보면 중간부분이 허물어져서 다시 쌓은 것인지 아닌지...

 

 

생각해 보니 이건 컨퍼런스 첫날 세션이 끝나고 환영만찬 사이에 잠깐 나갔다 온 사진이다. 두르바르마그를 따라 남쪽으로 시계탑이 있는 대학교 교정까지 갔었다. 이름이 Tri-chandra College이다. 이 지점부터 두르바르마그는 남쪽방향으로 일방통행길로 변한다.

 

 

그 옆에 이슬람교를 위한 모스크도 보인다. 이 길 남쪽에 하나 더 있다.

 

 

이 대학교에서 Rani Pokhari 건너편에 카트만두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Durbar 고등학교가 보인다. 

 

 

하누만도카 두르바르 광장으로 가려면 좀 더 남쪽으로 가야한다(New Road 시작점에 대문이 하나 서 있다). 오른쪽은 'Ason - 아산'시장 입구다. 난 처음에 아산시장이 어쩌구 하길래 우리나라 충청도 어디 지명인줄 생각했다. 웃지 마시기를. 여기서 라니 포카리를 끼고 왼쪽으로 돌면(육교밑에서 좌회전) Ratna Park이 나온다. 

 

스투파를 만든 마감재가 좀 다르지 아니한가? 건축양식도 물론 다르다. 이게 네팔이 조금씩 변화하는 징조일까? 

 

라니 포카리 남쪽에는 이렇게 세계평화공원이 들어서 있다. 나무기둥 4면에 네팔리,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가 차례로 보인다. 데이트족도 눈에 많이 띈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네팔리들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일 듯(하단에 건립비가 두개나 있다. 각각 다른 해에 새겨 넣은 것 같다).

 

Tri-chandra campus 남쪽에 또 하나의 모스크가 보인다.

 

육교위에서 본 아산시장 입구. 저 길로 들어가면 Ason Tole과 Annapurna Temple이 있는 6거리가 나온다. 여기 지명은 Bhota hiti다.

 

지금부터는 뭔 슬픈 이야기 때문에 1년에 딱 하루만 일반인들에게 속살을 공개한다는 Rani(여왕을 뜻한다고 하네요) Pokhari 모습이다.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빌자면 네팔의 타지마할로 불리우며, 가끔인지 자주인지 모르지만 실연을 당한 젊은이들이 투신자살을 했대나 뭐라나 해서 그만 문을 닫아 놓기로 했다는구만. 아래 설명을 보니 2012년에는 11월 15일이 문을 여는 날이다. 꼭 가봐야지. 그런데 여자들한테 치여서 못들어갈지도 모르겠다.

 

 

Rani Pokhari(meaning -Queen's Pond) located in Kathmandu is a rectangular pond with the mosque shaped Hindu temple of Lord Shiva in the middle. It was built by King Pratap Malla in memory of his beloved Queen.It is said that The King built this artificial pond to console the Queen after their son died.

 

It is opened to visitors only once a year on the day of Bhaitika ( Brother's day ) during the festival of Tihar( Diwali ). As rani pokhari is a pond of consolation, people who have lost their brothers and sisters visit this temple to pay their tribute to their lost ones and those who have no siblings too visit this temple on this particular day in order to receive blessings from the priest.

<http://n95pic.blogspot.com/2008/10/rani-pokhari-queens-pond.html 에서 전재> 

 

아, 사진은 내가 다 찍은 거다. 출입구는 서쪽 그러니까 Durbar 고등학교쪽이다.

 

 

 

 

 

 

아마도 이 포카리를 조성한 King Pratap Malla이 아닐까 한다.  사진속 젊은이, 난 자네에게 큰 관심 없다네. 내가 이 사진 찍으려고 무려 10분이나 기다렸는데, 자네가 비켜주질 않아서 할 수 없이 화면에 잡힌거야. 예쁜 사랑 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