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고향친구들과 해파랑길을 걸었고, 이번에는 대학친구들과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곰배령을 다녀오기로 했다.
어찌어찌하다가 '수-목' 일정이 '목-금'으로 바뀌었고, 모두 여섯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아름여행사 프로그램은 서울-월정사 산책-강릉 부채길 산책-주문진(저녁은 자유식으로)-곰배령 펜션 숙박후-다음 날 곰배령 탐방-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고, 11.9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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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47](베스트셀러 여행!) 천상의 화원! 꿈꾸는 생태보고! 곰배령 야생화 트레킹/강릉 부채길(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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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결장소인 잠실운동장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명색이 이번 여행에서 '강원도 단풍을 실컷 구경하자'인데, 단풍은 여기가 더 예쁜 것 같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할 때는 날씨가 화창했으나, 일기예보로는 동해안에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고. 그래서 우산과 우의를 챙겼다.
하루 전에 월정사 템플스테이에 들어간 친구가 전하기를, 그 곳은 수요일부터 날이 궂었는데 아마도 우리가 도착할 때쯤이면 날이 개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전해왔다. 그렇지만 진부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버스는 우리를 매표소 안쪽, 바로 일주문 앞에 내려줬다.여기서부터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시작된다.
엄청나게 큰 나무가 제 명을 다했는지, 쓰러져 있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으나,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고운 단풍잎이 속절없이 떨어진다.
우리는 월정사 경내로 들어가지 않고, 오대천 옆길을 걸어갔다.
이 날 건진 제일 괜찮은 사진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었더니, 수평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템플스테이중인 친구가 우릴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길을 건너 월정사 지장암으로 간다. 여기부터는 선재길이다.
지장암이다.
다른 동행자들은 월정사에서 발길을 돌려 내려갔는데(가이드 요청사항), 우리 친구들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월정사 경내에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 밑에서 다시 한장!
월정사 근처에서 막걸리를 반주(이건 수익자 부담)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정동진으로 고고! 그런데 가이드 표정이 밝지 않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어서다.
정동심곡 부채길 매표소 직원들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결국 입장료 면제되는 분들은 차 안에 남기로 했고, 비교적 젋은 사람(?)들중에서 희망자만 산책을 하기로 했다. 우리 일행중에서도 나와 총무를 보는 친구 둘이서만 들어가기로 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직원이 산책로 현황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Deck가 범람을 해서 어쩌구...'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정도 비에 산책로 관리 잘못한 것은 내 알바 아니다' 하면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친구는 우산을 쓰기로 했고, 나는 비옷을 입었다.
몇걸음 내려가지 않아 눈앞에 나타나는 저 광경은? 아니, 발 아래 바닷물이 흙탕물로 변했네?
몇걸음 더 내려가자, 이런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에 모진 소나기가 내렸나 보다.
다행히도 산책로 위로는 빗물이 넘쳐나지 않았다. 저 아래에 몽돌해변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구경하기는 어렵겠구나.
제법 거친 파도가 밀려온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광경을 구경할 수 있으리오!
우리 뒤를 따라오던 세명의 여인네들은 저 모서리에서 되돌아 갔다.
벌써 신발(경등산화를 신었음) 안으로 빗물이 다 들어왔다.
투구바위를 지나치며
오른쪽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아직도 거칠다.
저 멀리 부채바위가 보인다. 부채바위를 돌아 바닷가로 가면 증명사진 찍기 좋은 데가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여기쯤 왔을 때, 심곡쪽에서 순찰하는 직원들이 다가와 가능한한 빨리 이 지역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한다. 알았노라고 답하고 걸음을 빨리 한다.
이 지점에서는 산책로로 물줄기가 그대로 떨어진다.
심곡에 도착했는데, 아스팔트 위에도 제법 많은 물이 흘러간다. 가이드에게 도착했노라 전화를 했더니, 금방 태우러 왔다.
버스에 올라왔더니, 다른 승객들이 박수를 쳐준다. 조금 쑥스럽구만!
강한 비가 내리는 와중에 파도도 거센 바닷가를 걸어본 게 얼마만이냐.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은 구경하는둥 마는둥 하고(십여명의 승객만 내렸다), 저녁을 먹을 장소인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저녁을 책임졌던 썬빈횟집 사장님!
여기서 집에 가져갈 선물 하나를 사 들고 버스에 올랐다. 이제는 곰배령펜션으로 가서 자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곡차를 한잔 더 하기 위해 장을 봐서 펜션으로 가져갔다(많이 남겼지만).
다음 날 아침, 하늘이 개었다.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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