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

네팔여행: 포카라에서 룸비니까지 6(Siddharatha Hwy; Tansen, Butwal)

무애행 2012. 7. 22. 18:01

포카라에서 NRB 사무실에 들러 도서자료 관리현황도 청취하고, 사랑꼿에 올라 설산도 봤으며, 페와호수의 상하류와 세티강의 협곡까지 둘러봤으니 여기에 와서 해야 할 일은 얼추 다 한셈이 된다. 다만 작은 아이가 패러글라이딩을 해 봤으면 했는데, 너무 늦게 의사결정을 하는 바람에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오늘(2012.07.11)도 갈길이 제법 되니 일찍 길을 떠났다(08:00). 지도를 들여다봐도 똑바른 길이 보이질 않고, 포카라에서 치트완 가는 버스는 모두 무글링을 경유해서 간다고 하니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포카라-무글링-치트완-룸비니/ 포카라-탄센-부트왈-룸비니 소요시간이 비슷하다). 얼마나 길이 꼬불꼬불하면 그럴까? 아니나 다를까, 집 사람이 차멀미를 호소하는데, 기사에게 천천히 가자고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차가 어느 고갠가를 지나가고 있다. 이 고개 넘으면 괜찮아질 거야, 조금만 참자, 여보! 

 

 


누군가의 요청에 의해 산허리를 자르고 길을 냈겠다 싶었지만, 몬순이 시작된 이후 내린 비에 못견디고 무너져 내린 현장. 저 지형이 안정되려면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할지 아득하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대형차의 뒷 부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신호를 기다리시오; Wait for Signal'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그 차들이 오른쪽 깜박이를 켜는 것이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런 길을 가다가 뒷차가 다가와서 추월을 하고 싶다는 신호(Horn)를 보내면 안전한 영역에서 추월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나 오른쪽 깜박이를 켜면서(자기 차가 우회전 한다는 표시가 아니다. 운전을 하지 않은 나는 몇번 속았다.) 손으로 지나가라는 표시를 하면 그 차를 쉽게 추월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이런 번호판은 처음 본다. 기사말로는 아주 옛날에 카트만두에서 돌아다니던 차량이라 하는데... 따라가다 보니 왼쪽 뒷바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게 금방이라도 차에서 분리될 것만 같았다. 그래도 매연은 뿜지 않았다. 

 


엄마, 스쿨버스는 언제 와? 9:20분경 촬영.

 

여기 있네 그려. 근데 차를 돌려야 하니 다들 기다리슈! 

 


젖은 짚을 말리는 아낙네들 

 


조금 사람이 많이 산다 싶으면 이렇게 길 양옆에 화물차들이 서 있기 때문에 지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그냥 웃고 있었다. 카트만두 두르바르 광장에서는 '생활임금 쟁취'란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조끼도 본 적이 있다.

 

 


이 지역에선 옥수수를 많이 키운다. 아마도 옥수수를 걷어내면 그 뒤에 벼농사를 할 듯하다.

 

 


최근에 무너져 내린 토사를 어디로 치울까나?  길 아래로 버리지 못하고 위쪽으로 밀어올리고 있다. 길 아랫쪽에도 집과 농토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비가 또 오면?

 

 


어느 고갠가에서 또 길이 막혀 버렸다. Syangja다 

  

 


거기 꼭 매달려 가야겠어?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면 마치 유럽이나 미국의 휴양지 전원주택을 보는 것 같다. 골프장이 없는 것을 빼면 비슷하다.

 


길가로 무너져 내리는 돌들 

 

 


동쪽으로 흐르는 Kaligandaki River 위를 지나고 있다(11:15). 이 강물은 상류로는 안나푸르나 산군의 서쪽인 좀솜(Jomsom)까지 이어지고, 하류는 Narayan Ghat 근처에서 Tri Shuli강과 Seti 강이 만나서 만드는 Narayani 강물과 합쳐진다. 어느 여행안내 책자에 따르면 일주일 정도의 래프팅을 하기에 아주 좋은 강이라 한다. 

 


길을 이렇게도 만들었다. 

 


산 아래로 제법 넓은 농지가 보일 무렵, 아무래도 안사람이 무리일 것 같아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방금 지나온 고개다.

 


이 곳 주변도 그냥 보면 목가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때 길 바로 아래 집에서 모여서 그네를 타면서 잘 놀던 아이 엄마들이 아기들을 데리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쉬면서 하는 말을 들었는가 보다(외국인 보기가 쉽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왼쪽 아기는 생후 두달되었다고 한다. 엄마가 눈썹을 진하게 그려줬다. 오른쪽 엄마 나이를 억지로 추측하자면 20살이 되었을까? 

 

 


이윽고 Tansen 입구에 도착했다(12:11). 8시쯤 출발했으니 네시간가량 한계령같은 길을 계속 달려온 셈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 위해 약 15분 더 걸려 위쪽에 있는 시내로 들어갔다.

 


낭글로웨스트(Nanglo West) 빵집(론리 플래닛에도 소개된 집)이다.

 

 


여자가 뛰는 것을 처음 보는 것 같다. 

 


빵집 바로 앞에 있는 신전은 지금까지 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구글어스를 보니 저 신전 뒷편에 옛날 이곳을 지배하던 Palpa국의 왕성이 있다던데... 이 신전 이름이 Sitalpati?

 

여기도 LG 제품이 있고

 


낭글로 빵집에서 요기거리 몇가지를 사가지고 내려와 여기에서 점심을 대신했다. 나와 작은 아이는 현지식당의 달밧떠까리도 괜찮지만, 집 사람이 비위가 약한데다 오늘 구불구불한 길에서 차멀미를 조금 하는 바람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네팔 삼바뜨(음력)를 처음 만드셨다는 왕을 기리며

 


중심가는 왼쪽 언덕위다. 시청 뒤로 보이는 흰색건물이 한국인들이 세웠다는 선교병원이 아닐까 한다.

 

 


자꾸 채근을 하길래 왜? 그랬더니, 사진을 찍어 달랜다. 찍은 후 화면으로 보여줬더니 좋아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옷가게

 


이 안내도는 너무 낡았다.

 


버스정류장이다. 꽤나 많은 차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탄센에서 한시간 가량을 보낸 후(13:10) 부트왈로 이동중이다.

산이 계곡쪽으로 무너져 내린 품이 심상찮다. 저긴 사람손이 타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 나무는 수시로 가지에서 뿌리를 내리는가 보다(부트왈 시내 가로수가 거의 다 이런 모습이다). 

 


몬순으로 무너져 내린 도로 모습과 이를 복구하는 장면

 

 

 


도로변의 주택들.

 

 


방금 지나온 구간인데, 언제 또 무너져 내릴지 모르겠다(계곡 왼쪽).

 

 


이 장면은 보기만 해도 끔찍하다. 저렇게 큰 돌들이 무너져 내리다니....


 


이 신당은 아마도 힌두신의 보살핌이 있는가?  

 

 

 


험난한 여정이 끝났다. 부트왈 시내에 들어왔는데(14:27; 포카라에서 여기까지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여섯시간 반이 걸렸다), 택시대신 인력거가 많이 보인다. 삼성과 엘지 광고판도 있고

 

 


네팔에서 오토바이로 짐을 나르는 일반적인 모습.

 


여기도 소님이 계신데, 그런데 등에 혹같은 것이 불쑥 솟아있다. 첨엔 지나치면서 낙타인가 했다.

 

 


버스위에 짐을 가득 올린 모습

 


오늘 묵을 숙소는 룸비니에 있는 Hotel Lumbini Kasai다. 내일 아침 룸비니에서 종합개발계획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이 곳에 도착 예정인 KOICA 소장님이 자신들이 묵을 방을 포함해서 한꺼번에 예약을 해 준다 하였기에, 확인차 전화를 했더니 KNIT*에 잠시 들렀다 가라 하신다. 마침 자기들도 10여일 후에 있을 준공식 점검차 들렀다고 하면서.  

 

  * KNIT(Korea Nepal Institute of Technology): 우리나라의 KOICA가 전액을 후원(건물+학습기자재)해서 건설한 3년제 직업훈련학교 시설로 부트왈 서쪽 10Km 지점(동서고속도로변임)에 있다. 올해부터 학생을 모집하며 정원은 3개 학과에 각각 30명씩이다. 준공식은 7월 21일(토)에 있었으며, 네팔에서는 대통령과 교육부장관, 한국에서는  KOICA 이사장과 한비야씨, 그리고 현지 대사, 현지  KOICA 소장 등 관계자와 건설사 직원 등이 참석했다. 

 

우리 차의 위치를 확인해 보니 1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차를 돌려 KNIT로 향했다. 아직 마무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나보다. 차에서 내리니 떠라이지방의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감싼다. 현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 아침에 비가 많이 와서 그나마 35도 정도에 머물고 있는 거라고 한다(달포전에 룸비니에 전화했을 때는 43도 가량 한다고 했다).

 

 

 

 

 

기증차량 

 


원서접수 창구(나중에 코이카 관계자에게 '만약 저 곳에서 원서를 받을 생각이라면, 줄서서 대기하는 곳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 줬다).


대개의 경우 네팔리들은 1렬로 서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않은 것 같다. 

 

 


구글어스로 보면 아래와 같다. 오른쪽이 부트왈(동쪽)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한시간 가량 머물다가, 다시 부트왈을 거쳐 룸비니로 가는 길 

 


이제 30분 후면 룸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