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소중한 친구들이 제법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1969년 3월 중학교에 들어가 3년을 어울려 지냈던 친구들은 정말 소중한 존재다.
그 때는 중학교도 입학시험을 봐야 했던 시절이라 촌동네(지금은 고향동네랑 학교가 다 상전벽해가 되었다.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너무 많아져서 인근에 학교를 새로 지어 학생들을 분산 수용하였다. 내가 다닐 때는 학년당 2학급짜리 작은 학교였는데 말이다)에 살았던 나는 1968년 여름 발표된 소위 중학교 무시험 진학 제도 변경의 여파를 톡톡히 경험했던 사람이다.
그 당시 큰 형님께서는 이미 대학을 다니셨고(1965년에 입학), 두살 터울의 형님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겁도 없이(맞는 말이다) 서울에 있는 중학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던 나는 어쩔수 없이 큰 형님과 작은 형님이 다니던 바로 그 학교에 입학할 수 밖에 없었다.
* 굳이 학교를 이야기 하자면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우리 3형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다.
** 중학교 무시험 진학 조치에도 불구하고 작은 도시와 농촌 지역에 있는 중학교는 입학시험을 치뤄야 했다. 또 인근 대도시로 진학하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갑자기 중소도시의 중학교 입학생 성적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지금 만약에 어느 학교가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반편성을 한다면 인터넷이고 어디고 간에 아우성치는 소리가 넘쳐나겠지만, 그 옛날에는 모든 게 다 학교에서 알아서 잘 하는 것이니까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떻게 하면 내 자식의 성적을 올려줘서 좋은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을까 였다(중학교는 무시험 전형제도가 도입되었지만 고등학교부터는 자유경쟁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갑자기 우수한 학생(?)들을 받아들이게 된 학교에서는 입학성적을 기준으로 1~60등까지는 10반(그 때 총 10학급, 600명이 같이 입학했다), 그 다음 60명은 9반, ... 이런 순서로 아이들을 배치했었다. 나는 1학년 1학기에 8반이었고.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니 나는 10반으로 소속이 바뀌어져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영어 잘 하던 친구들을 무척이나 부러워 한다. 내가 왜 영어를 남보다 잘 하지 못했는가 생각해 보았더니, 우리 말에는 없는 억양과 문장 높낮이에 더해서 음절 구분에 특히 약했던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특히나 'School'이 몇 음절이냐는 질문에 난 항상 우리식으로 발음한 '스쿠울'이라는 것에 사로잡혀 '3음절이요' 하고 대답했던 것이었다.
어쨌거나 어수선하던 시절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각자 알아서 시험을 보고 뿔뿔이 흩어졌던 우리들은 다시 만나고 있다.
네팔에서 귀국한지 한달 조금 넘어, 친구들이 정릉입구에 모였다. 집사람과 같이 온 친구들도 있어서 한 패는 둘레길을 걸어 우이동으로 가기로 했고 다른 사람들은 칼바위-대동문-진달래능선을 거쳐 우이동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4월 하순, 삼각산의 꽃들이 초파일 준비를 위한 등과 함께 아름다움을 뽐낸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는 일단 한잔 묵자 하고,



칼바위 능선을 치고 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조심조심해서 한발자욱씩 걸어가면 된다.






여기까지 올라왔더니 진달래가 아직 다 피질 않았다.







칼바위 능선에 올랐다고 칼을 꺼내 포즈를 취한다(손에 칼을 쥔 친구는 법조인이다. 난 칼집을 들고 있고).


얼마 가지 않아 대동문을 만난다. 우리도 여기서 자리를 펴고 간단한 요기를 한다. 물론 가져간 막걸리도 마시고 말이다.


우이동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도 개나리가 한창이다. 그래서 진달래 능선이라 했겠지.







인수봉에 바위를 타는 사람들이 보인다.



다 내려왔다.


여기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한 턱 낸 친구야, 고맙다), 같이 간 아짐씨들의 성화에 못이겨 우리는 노래방에 가서 또 두시간여를 놀다가 헤어졌다.

5월에는 내가 사는 동네 뒷산, 불암산에서 모이기로 했었는데 바로 다음 날 친구 딸래미 혼사가 있어서 무기연기하기로 했다.
친구들아, 자주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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