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집사람과 함께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천안으로 가는 길이다. 3월에는 KTX를 타고 울산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천안에서 만나는 시간 등을 고려해서 조금 느린 무궁화호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천안아산역에 정차하는 KTX가 생각보다 드물었다). 자리를 잡고보니 케이티엑스보다 실내도 넓고 좌석사이도 여유가 있다. 짧은 팔로 셀카를 찍었더니 내 얼굴만 큼직하게 나왔다.
이번 여행은 지난 2월말에 네팔에 도착했던 사람들이(난 3월초 귀국, 이 분들은 나보다 일주일 뒤 돌아옴) 한번 만나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다. 모두 대전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이다.
천안역에 내려 아산쪽으로 간 다음 대전에서 올라온 사람들을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방문한 곳은 송악면 유곡리에 있는 봉곡사. 절 입구에 무료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주차료와 입장료는 없다), 올라가는 길 초입부터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보인다.
복작대지 않는 이 길을 천천히 걷노라면, '숲속 힐링이 바로 이런 것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보이는 소나무마다 송진을 채취하던 흔적이 남아있어 가슴 한켠이 찡해져 온다. 일제 강점기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일제가 부족한 항공유를 만들기 위해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이 그대로 남아있는 현장이다.
찔레꽃이리라. 나는 한동안 찔레꽃은 붉은 색인줄만 알았다(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의 가사영향). 그러다가 이연실의 찔레꽃 노래를 듣고, '아항 붉은 색이 아니라 흰색이지.' 했다(이 노래말은 좀 슬프다. 엄마가 날 두고 일을 하러 다녀야 하는 상황과 배고픔을 잊고자 몰래 따먹었다는 꽃잎이 생각나서다).
찔레꽃 / 이연실 노래(이태선 작사, 박태준 작곡)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쪽에 묻어주
비 오면 덮어주고 눈 오면 쓸어주
내 친구가 날 찾아도 엄마 엄마 울지마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뱀딸기(보기에는 그럴싸해도 막상 먹어보면 아무런 단맛이 없다. 그냥 물컹하다)
만공스님을 기리는 만공탑이다.
봉곡사에 대해서는 아래 참조.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197782&mobile&categoryId=200001207
최근에 이 곳을 다녀오신 분의 블로그는
http://goeun7925.blog.me/50173411117
왼쪽 산신각 앞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했는데, 비탈면은 방금 풀을 깎은 듯 풀냄새가 코를 찌른다.
대웅전과 고방(대웅전 왼쪽의 향각전 정면 사진은 없다).
삼성각 올라가는 계단 옆의 매실.
우린 휴식을 취하러 마곡리의 직원 집으로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야외 바베큐를 하는 것이었는데, 조카 식구들이 친구들을 데불고 놀러오는 바람에 우린 차 한잔씩을 마시고 잠시 쉬다가 외암리 민속마을로 갔다. 앞마당의 꽃들.
외암리에 도착하니 물레방아가 우릴 반긴다. 저게 움직이게 두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마을에 돌이 많았는지, 집집마다 돌로 담장을 쌓았는데, 폭이 무척 두껍다.
저기 산 밑에 붉은 색 지붕은 왜 그대로 두는지....
조금 있으면 오디가 익을 게다.
촌로 뒤편으로 보이는 저 집은 후손들이 관리를 못해서 그런가, 경매중이라고 한다. 앞 마당의 커다란 은행나무만 안쓰럽게 보인다.
개구멍이다.
양귀비꽃(관상용)
그 다음에는 현충사에 갔는데, 아쉽게도 입장 마감시간이 지나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난 어려서 이 안에 충무공 묘소가 함께 있는 줄 알았었다.
해지기 전에 도착한 곳은 신정호 국민관광지다.
여기까지 둘러 본 다음, 온양시내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낙원회관, http://sweetyrn03.blog.me/90174942835 참조), 전철을 타고 천안아산역으로 가서 KTX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왔다. 집 사람왈, 하루 여행을 하면서 별의별 기차를 다 타봅니다요.
대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 덕분으로 2013년 6월의 첫날을 아주 여유있게 아산지역의 명소들을 돌아보며 지낼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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