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가을은 어디든지간에 쏘다니기 좋은 계절이다.
10월의 첫날에는 비가 내려서 가물었던 대지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주더니,10월 3일은 하늘이 무척 맑았다.
오늘은 친구 두명과 함께 집 근처 불암산 산책을 하기로 했다. 집결지는 상계역.
집을 나와 천천히 걸어가는데, 길바닥을 잔뜩 메운 은행때문에 지뢰밭을 지나는 느낌이다. 내가 사는 곳의 지명이 '은행사거리'인데, 원래 개발하기 전부터 은행나무들이 많아서(실제로 원암유치원이 있는 동네 주변에 오래된 은행나무 보호수가 몇그루 있다)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쨌거나 좋은 해결방안은 없을까?
8월말쯤 은행이 달린 나무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나무(꼭 은행나무가 아니라도 좋겠다)를 심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미리미리 원하는 사람에게 나무를 지정해서 은행을 따가도록 할 수는 없을까?
10시, 상계역에서 친구를 만나 막걸리 한통과 김밥 두줄을 사고 상계제일중학교 입구에서 정암사 계곡을 버리고 왼쪽 능선길로 접어든다.
11시, 정자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땀을 닦는다. 오늘은 아주 천천히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걸으니 평소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여유가 있다.
여기서 불암산 정상부가 잘 보인다.
12시, 정상부에 닿았다.
정상에서 태릉쪽으로 내려오다가 시원한 바람도 살짝 부는 곳에 자리를 잡고 간단한 요기를 한다.
13:20, 불암산성터라고도 불리는 헬리포트를 지나 풍화바위 쪽으로 걸음을 옮겨 강북-노원-도봉구 일대를 내려다 보며 잠시 쉰다.
왼쪽 멀리 삼각산 백운대-인수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도봉산 자운봉 만장봉이 눈에 선하다.
풍화바위에서 학도암 뒤쪽으로 내려오는 급경사 바위길을 택해 노원자동차전문학원쪽으로 내려온 다음, 불암산둘레길을 따라 중계4동 사무소를 거쳐 상계역으로 돌아왔다.
날씨 좋은 날, 좋은 친구들하고 가벼운 산행을 하고 반주 역시 가볍게 한 다음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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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에는 친구는 물론 집사람들까지 도봉산 입구에 모였다(난 혼자). 지난 봄에도 같은 컨셉으로 모였던 곳인데, 그 때는 동행한 여인들이 천축사 조금 못미친 곳에서 머무는 바람에 몇몇이서만 마당바위까지 갔다가 내려왔었다.
오늘도 지각생이 있어 출발이 한시간 가까이 늦어졌다. 그렇지만 가장 늦게 도착한 친구의 사과로 기분좋게 길을 떠난다.
잠시 뒤에, '사진 찍는 곳'이라고 표시된 지점에서 커플들은 한장씩 찰칵~
그런데 오른쪽에 보이는 소나무 한그루는 어디로 옮기던지 자르던지 하는 게 더 낫겠다.
다행히도 오늘은 천축사에 도착할 때까지 힘들어 못가겠다 하는 사람들이 없다.
천축사에 들러 감로수 한모금을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난다.
만남의 광장부터 천축사 일주문까지는 어린아이도 쉽게 걸을 수 있는 비교적 평평한 길이지만, 마당바위까지는 제법 경사가 있는 구간이다.
마당바위와 그 위로 보이는 도봉산 능선.
우리는 마당바위 아래쪽 공터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었다.
서울 인근 산에는 주말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여기서 되돌아보니, View Point라고 할 만한 곳을 정비(나무 가지치기, 사진 찍을 수 있는 '대' 설치하가 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
여기 음식값은 회장 친구가 냈고(항상 고맙다. 그런데, 얼굴이 가려졌구나), 몇몇은 뒤풀이용 노래방 값을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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