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에 이어 도봉산 포대능선을 다녀왔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뽑는 선거일인데, 오늘은 날씨가 엄청 좋아서 땀깨나 흘릴 듯하다.
09:50, 여길 얼마나 많이 지나갔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유심히 쳐다보지 않았다니(금년 4월 이 곳으로 내려오면서도 무심하게 지나쳤다). 우암 송시열의 친필로 '도봉동문'이라 새겨져 있다(조금 더 올라간 자리에 '도봉서원' 터가 있는데, 발굴과정에서 불교유물이 나오면서 절터에 서원을 세웠음이 밝혀졌고 그 바람에 유림과 불교계가 대립하는 국면).
금년 4월 기록은 여기 참조
http://blog.daum.net/tigerahn1/723
광륜사 3거리에서 다락능선쪽을 방향을 잡고, 산행안내도를 살펴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젊은 커플이 '이 코스의 난이도는 어떻게 되나요?' 묻는다. 나는 '어디까지 가고 싶은지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이유인즉슨 다락능선까지는 아주 쉽고, 다락능선에서 망월사 조망점을 조금 지난 지점까지는 가끔 바위길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으며, 이후 민초샘 갈림길을 지나 716봉(조망테크가 있는 곳)~포대능선의 Y계곡을 통과하는 것은 상당히 험한 길이기 때문이다. 내게 '어디까지 가세요?' 하고 묻길래, '민초샘을 지나 포대능선에 올라 Y계곡을 건너보려 해' 라고 답을 했다.
10:55, 이 젊은 커플은 망월사 조망점까지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올라왔다.
다락능선에서 망월사가 보이는 지점에 도달하면 정말 시원한 풍경이 나타난다. 그러나 하늘에는 구름이 끼어 있다.
11:12, 도봉산의 멋진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점에서 이르자 젊은 커플이, '오늘 선생님 말씀에 속은 것 같습니다' 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기네는 근 10년만에 산에 왔는데, 이렇게 힘든 코스인줄 몰랐다고. 그래도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이 젊은 커플은 바로 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갔고, 나는 포대능선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11:30, 만장봉의 뿌리까지 볼 수 있는 조망점
급경사 바위길을 올라갈 때면 안전을 위해 설치한 철봉이나 로프를 잡고 힘을 써야 하는 곳이 있어서 장갑은 필수다.
민초샘 근처에서 김밥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뜨거운 물에 커피를 타서 한잔 마신다.
여기서부터 난이도가 급 상승! 바위에 파 놓은 홈이 닳아서 미끄럽거나 혹은 홈간 간격이 키 작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넓은 곳이 있어 조심조심해야 한다. 그렇지만 위로 올라갈 수록 시야가 탁 터지는 게, '이런 맛에 산에 오르지!'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포대능선 입구쪽 조망 데크에 오르면 조망이 아주 좋다.
의정부 방향(왼쪽 끝에 사패산이 보인다), 아래는 내가 올라온 다락능선
자운봉 방향으로는 불과 300m이지만, 안전을 위해 우회하기 바란다는 안내판(Y계곡은 주말과 공휴일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일방통행을실시하고 있다).
멋진 모습!
저 도형은 누가 새겼을까?
Y계곡을 통과하려면 앞에 보이는 바위 왼쪽으로 급하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이날은 간혹 반대편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남쪽 입구에 가 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안전요원들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드디어 Y계곡 위험구간을 통과해서, 지나온 북쪽을 잠시 바라본다.
이제 신선대에 올라가 봅시다.
13:10, 드디어 신선대 정상이다!
자운봉과 주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마당바위를 거쳐 아침에 출발했던 도봉산역 방향으로 하산한다.
14:55, 고산앙지 석각이 있는 곳을 통과하여 상가지역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마신다.
전철을 기다리면서 읽은 시 한편.
시민공모작인데, 마침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이어서 당사자(회사 동료)에게 카톡을 보냈다. 당신 작품이냐 했더니, 동명이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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