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청송 친구들과 함께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으면서 두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하나는 창의문 근처에서 출발했을 때, 산책로를 제대로 찾지 못해 북악스카이웨이 2교까지 차도 옆을 걸었던 것이요, 다른 하나는 팔각정에서 곧바로 숙정문안내소 아래로 내려오면서 소위 김신조루트를 생략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 혼자 그 경로를 다시 걷되,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해소해 보려고 했다(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포함).
자하문고개에서 버스를 내려 잠시 윤동주문학관 외부를 쳐다본다.
이 사람들이 나랑 같은 경로로 갈지, 아니면 창의문 안내소를 통해 한양도성 순성길을 걸을지 모르겠지만 간만에 북적이는 모습을 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구나.
정식 명칭인 창의문보다 자하문으로 더 많이 불린 한양도성 소문중 하나.
보물 제1881호라고는 하나, 바로 지척에다 성벽 높이와 비슷하게 북악스카이웨이 2교를 만들이 성벽의 위용이 사라진 데다가, 성문 밖으로 난 좁은 길목에는 온갖 가게가 들어서 있어서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다.
오늘은 제대로 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리라.
위 사진에서 주황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이렇게 채색된 골목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잠시 고민을 했다. 왜? 세검정 계곡숲길이란 안내가 있었으므로(이 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당초 목표대로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향해 진행하기로 한다.
아까 택한 길의 마지막 부분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계단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
난 여기서 능금마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처음 집사람과 능금마을에 접근했을 때, 여기 사람들은 차를 갖고 들어올 수 없나보다 했었는데, 이 쪽으로 접근로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송사리들이 몸을 숨기기에 바쁘다.
주택 뒷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약수터에 다달았다. 여전히 음용부적합!
여기서부터는 북악로 옆에 난 산책로를 따라 팔각정으로 간다.
능금마을 입구부터 걸어온 경로를 표시해 봤다.
북악팔각정에 도착한 시각이 10:40, 창의문 출발이 09:27이니까 한시간 좀 더 걸렸구나(백사실 계곡으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한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늘은 팔각정 주변을 찬찬히 둘러본다.
내 생각에 이 동상의 비례는 전형적인 동양여성 체형이다.
엊그제 친구들하고 왔을 때는 구름 때문에 봉우리가 보이질 않았는데, 오늘은 그나마 좀 낫다.
여기서 남산방면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사진을 찍어보면 근처에 있는 전선이 한양도성 성곽을 부분적으로 가리고 있어 눈에 거슬린다.
이 안내판을 보고 오늘은 하늘교-하늘전망대-호경암-성북천발원지-말바위쉼터(아래)-와룡공원-혜화문으로 길을 잡는다. 이 안내도가 상당히 정확한 편이지만,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어느 지점에서 갈라지는지는 안내하고 있지 않다.
아래 사진 두장은 팔각정에서 '성북천 발원지'로 곧바로 내려가는 산책로에 있는 전망데크에서 찍은 것이다. 난 다시 북악로로 올라와 걷기 시작한다.
11:20, 여기가 종로구와 성북구 경계지점에 있는 하늘교다. 산책로는 왼쪽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서 다리 위로 이어진다.
여기에 있는 안내판에도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며칠 후에 정릉<청수장>에서 걸어와서 확인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늘전망대에서 바라본 형제봉과 보현봉
머지않은 곳에 '호경암(護京巖)'이 있다. 절이 아니라 바위다.
왜 호경암이냐고? 청와대를 습격하려던 무장공비 김신조일당과 이 지점에서 총격전을 벌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표석을 세운이로 맹호3중대 글자가 보인다.
호경암 근처에는 화장실이 있다.
북악산과 한양도성이 보이고, 팔각정도 보인다.
12:18, 성북천 발원지에 왔다.
숙정문 안내소 갈림길에서 말바위쉼터쪽으로 간다(지난 번에는 삼청각쪽으로 내려갔었다).
여기서 와룡공원방향으로 우회전!
성북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햇빛이 잘 드는 저쪽은 좀(?) 부촌이요, 성벽 북쪽에는 가난한 모습이 남아있다. 그래서 만해 한용운스님이 이 비탈에다 심우장을 구했는지도 모르겠지만.
13:10,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걷다보니, 한양도성 성벽이 뚝~ 잘라졌다. 누가 자른 거야?
여기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한마디로 '우쒸'다. 누가 한양도성 성곽을 잘라먹은 거야?
일전에 서울시장 공관도 한양도성 복원을 위해 내 놓았다고 하던데, 경신중고등학교와 혜성교회 부지가 도성이 있던 자리라면 어떻게 협조를 구할 방도가 있지 않을까(학교이전이나 종교부지 제공 등의 대안으로)?
오른쪽의 담장은 맘에 들지 않는다.
13:28, 혜화문에 도착했다. 창의문에서 여기까지 네시간쯤 걸렸구나.
혜화문은 원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여기에 새로 지어졌다. 고증은 잘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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